구글·메릴에 놀란 가슴… 씨티는 과연?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7.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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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전망]메릴린치·구글 실적실망, 프레디 대규모 증자 등 악재 쌓여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후 실적 악재들이 쏟아졌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핵심부에 놓여 있는 메릴린치의 실적이 실망스러운 것으로 발표됐다.

구글의 경우 특별항목을 제외할 때 주당 4.63달러(전년 2.93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매우 선방한 실적이다. 그러나 전문가 기대치가 4.74달러로 너무 높았다. 구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1% 급락세로 돌아섰다.



더 심각한 것은 메릴린치의 끔찍한 실적이었다. 메릴린치는 2분기 주당 순손실 규모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주당 1.91달러)를 훨씬 넘는 4.9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순손실 46억5000만달러의 2배가 넘는 97억달러의 자산상각을 단행, 이같은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공매도 제한 조치로 연이틀 급반등했던 금융주 투자자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무디스는 메릴린치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메릴린치의 대규모 상각과 예상밖 손실은 18일 씨티의 실적 발표를 한층 어둡게 했다. 씨티는 메릴린치보다 더 많은 상각을 단행한 몇 안되는 은행이다. 마켓워치는 팩트셋 리서치의 조사결과 씨티가 주당 62센트(전체 28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추정했다.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개선된 실적이라면 상당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메릴린치보다 위험한 자산(모기지담보증권 등 장부외 위험 자산)이 많은 씨티에게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씨티그룹은 지난 1분기 51억1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었다.

2차 신용경색을 주도한 장본인은 프레디맥과 패니매였다. 연준(FRB)과 재무부가 이 둘에 대해 긴급 구제금융을 단행했고, 증권감독위원회(SEC)는 둘의 주가 폭락을 지켜보다 못해 한시적 공매도 제한 조치를 내놓았다. 두 모기지업체은 이틀째 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프레디맥이 정부가 아니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최대 100억달러의 신주를 발행해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 했다. 100억달러 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큰 악재다.

프레디와 패니 채권투자자 구제는 거의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주주 구제는 구체적인 증자(자금조달, 자본확충) 소식이 나온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메릴린치 실망과 씨티 불안감, 구글 실적 실망 여파로 나스닥100, S&P500 선물 가격은 1%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아시아증시도 18일 오후들어 하락세로 전환하거나 낙폭을 확대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대만증시는 2% 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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