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현대아산 책임' 발언 왜 나왔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7.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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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첫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
- 금강산 "진상조사, 재발 방지책 마련..현대아산 책임 점검"
- 독도 "일회성 아니라 전략적, 장기적 대책 세워야"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과 독도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새 정부 들어 NSC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때문인지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라인의 최고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한 이날 회의는 무려 3시간이나 계속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금강산 사건과 관련, "무고한 관광객을 살해한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하며, 사후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독도사태는 일회성이 아니라 전략적 관점에서 장기적 대책을 세워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발언 중 주목되는 부분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주체인 현대아산에 대한 언급이다.

이 대통령은 사후재발 방지책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현대아산의 책임소재에 대해서도 종합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금강산 사건이 터진 후 현대아산의 책임을 점검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북한과의 유일한 연결통로였던 현대아산의 대응과 일처리 방식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했다. 관광객이 총에 맞아 피살됐는데도 현대아산이 지나치게 북한 측 눈치를 살피며 사실공개에 소극적이지 않냐는 지적이다.


특히 박왕자씨 사망사실이 정부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현대아산의 은폐, 축소시도가 있지 않았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 씨가 숨진 당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북한 온정각에 있는 현대아산 사무실 회선만 살려두고 금강산 관광 지구에서 남측으로 연결되는 나머지 회선들을 끊었던 사실과 통제선 부근에 설치된 폐쇄회로TV 설치 사실을 감췄던 점 등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을 방문했던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북측에 현장 실측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도 지나친 저자세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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