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남북관계, 물밑접촉도 필요"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7.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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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정정길 대통령실장, 김대중 전 대통령 예방

김대중 전 대통령은 17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물밑 접촉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정정길 대통령 실장과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지 않는 방향으로 치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맹 수석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색돼 온 남북관계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남북대화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 평화 진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현 정부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저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며 "독도 문제는 영토 주권에 관한 문제인 만큼 단호하게 대처하되 실효적 지배를 위한 조치를 강화해나가는 정부의 자세가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나 한일관계나 모두 양면을 함께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한편으로는 망원경으로 보듯 넓고 멀리 봐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현미경으로 보듯 가깝고 치밀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실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맹 수석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찾아 취임 인사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안부를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이 대통령도 안녕하시냐. 최근 심려가 많겠다"며 이 대통령의 최근 국내외 정세에 대한 고충에 이해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지난 4월에 미국에서 강행군을 하면서 특강도 5번이나 하시고 아주 건강해 보인다'는 정 실장의 덕담에 "신장이 안 좋아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받지만 (나이가) 80이 넘었으니 이 정도 유지하는 것도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자리는 정 실장이 취임 당시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겠다"며 약속한 '소통 행보'의 하나로 지난달 30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은 데 이어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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