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오늘밤 미국이 더 중요"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7.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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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동향따라 주말장 운명결정..1720 겨냥"

코스피지수가 나흘만에 상승했지만 개운치 않았다.

개장 직후 1546.84(2.62%)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며 1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지만 장중 반락세로 돌아섰다. 종가가 1525.56으로 1.2%(18.16포인트) 상승에 그치고 5일 이평선마저 내준 채 거래를 마쳤다.

다우와 S&P지수가 2.5% 이상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강한 상승 기조를 고수하지 못한 것은 팽배한 비관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추세가 이미 하락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는 부류가 절대적인 상태에서 미증시의 연속 상승에 대한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모처럼 등장한 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투신권(자산운용사)은 171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사흘만에 프로그램 순매도 전환을 이끌어냈다.
순매수로 돌아섬직 했던 외국인이 131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29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멈추지 않자 수급공백 상황이 해소되지 못했다.
외국인은 주가가 3.93%나 급등한 대만증시에서도 423억원 상당의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10일에 이어 전날 또 다시 1400대로 내려앉은 뒤 나타난 주가 상승이기에 희망을 버릴 이유가 없다.한국전력 (21,950원 ▼250 -1.13%)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의 하락으로 전기가스와 통신업종이 하락세를 보였을 뿐 다른 모든 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것은 그동안 낙폭과다 국면에 시달리던 시장이 방향 전환에 성공했음을 시사하는 바가 된다.

[내일의전략]"오늘밤 미국이 더 중요"


특히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4.1%나 급등하면서 5일은 물론 10일 이평선까지 돌파해버렸기 때문에 반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은 180일부터 360일까지 장기 이평선이 밀집 포진된 60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세전환 선언까지 이른 감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대비 현 주가 수준이 턱없이 낮은 상태기 때문에 70만원대로의 재진입 가능성을 낙관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2분기 실적 기대치 하향 조정과 LCD 부문의 하반기 이익 하향 가능성 증대, 그리고 휴대폰 경쟁 격화 등 언급할 수 있는 대부분의 악재가 주가에 선반영된 상태지만 삼성전자의 핵심 Edge(메모리 반도체 M/S 증가 및 경쟁사와 기술력 격차 확대, 휴대폰 M/S 확대, LCD TV 경쟁우위)에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도한 주가 하락 이후 기본 경쟁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과 25일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까지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면 역사적 저점(PBR 1.4배)에 놓여있는 현 주가에 상승 탄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4367억원의 외인 주식 순매도 중에서 전기전자 업종에 1448억원이 집중됐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잃어버린 신뢰를 찾게 되면 매일 사상최장기간 연속 순매도 기록을 새로 수립하고 있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설 수 있고 수급공백도 채워지면서 대세상승의 기반이 구축될 수 있다.

전날 기준 7조5000억원선을 다시 넘은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부담을 안고 있는 투신권이 실질적으로 순매수에 나서는 것은 외인이 순매수로 돌아서고 주가가 상승국면으로 돌입한 것이 확인된 뒤에 가능할 수 있다.

박문서 유진증권 연구원은 "현재 매수 바스켓이 무너진 투신이 프로그램 이외에 순수한 순매수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면서 "2분기 실적이 끝나가는 시점에 이르면 외국인도 본격적인 순매수에 가담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향후 증시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 상승 목표치를 최악의 경우 20일 이평선이 지나가는 1620선으로 보지만 고점(1901)대비 낙폭의 50% 되돌림 레벨이자 120일 이평선이 지나가는 1720선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매수로 전략수정에 나섰음을 밝혔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이날 밤 미증시 동향이다. 전날의 상승세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면 코스피지수가 이날 미진한 상승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주말장에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어제보다 오늘밤이 더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일 것"이라면서 "메릴린치와 JP모간도 어제 웰스파고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미증시가 한번 더 떠준다면 오늘 미진한 부분이 단번에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낙폭 과다인 증시가 오름세로 전환되는 것은 당연지사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상승국면이 다시 시작돼도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왜냐하면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하기를 기다려 펀드를 환매하거나 물린 주식을 처분하려는 대기 매물을 억제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류연구원은 부동산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최근까지 코스피 하락은 외부환경에 동조한 것이었지만 부동산시장이 문제가 되면 은행에도 부담이 되고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미증시가 상승해서 외부 리스크가 해결돼도 정책 및 부동산 등 내부 리스크까지 해소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일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전력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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