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대' 중흥시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7.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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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경제-카스테라]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다시 대거 중용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경제학·경영학과 출신들이 강세를 보였던 경제정책 핵심라인을 서울법대 출신들이 대체하고 있다.

법학 전공자로서 치밀한 논리력을 갖췄다는 강점 뿐 아니라 서울법대 특유의 '자부심'에 기반한 끌어주기도 한몫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에 입성한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박병원 대통령실 경제수석, 지난 7일 재신임을 받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 서울법대 출신들이다.

경제정책 라인만 보면 서울법대 출신들의 약진과 함께 서울대 경제학·경영학과 출신들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박 수석의 경우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중수 전 수석의 자리를 대신했다. 강 장관의 전임자에 해당하는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와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도 서울대 경제학과(무역학과 포함) 출신이었다.



또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최중경 전 재정부 제1차관이 물러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연쇄승진 인사에서 서울법대 출신의 노대래 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신임 차관보로 내정됐다. 반면 재정부 통합 전 재정경제부의 마지막 제1차관이었던 김석동 전 차관과 마지막 차관보였던 조원동 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은 각각 서울대 경영학과, 경제학과 출신이었다.

한편 우리나라 미시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부 정책조정국장에도 서울법대를 나온 구본진 행정예산심의관이 유력하다. 공공기관 가운데 신임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된 진동수 전 재경부 제2차관도 서울법대 출신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헌재 전 부총리, 김진표 전 부총리 등 과거 경제부총리들을 보면 서울법대 출신이 가장 많았다"며 "요즘은 서울법대를 나와 행정고시를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 경제부처 내 서울법대 출신이 줄어들긴 했지만 예전에는 서울법대 출신들이 중용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대 출신들은 논리력이 강하다는 것이 장점인데, 최근 중용된 서울법대 출신들은 그런 점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인사권자들이 서울법대 고유의 자부심을 가진 것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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