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달러 외면한다-FT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7.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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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왕성한 월가 은행 투자에 나섰던 주요 국부펀드들이 달러화 투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달러에 대한 전세계적인 불신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FT에 따르면 중동에 있는 한 대형 국부펀드는 전체 자산에서 달러 비중을 일년전 80%에서 현재 60%로 줄였다.



1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외환보유고를 지배하고 있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경우 유럽에 있는 사모펀드 회사와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달러 자산을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동안 중동과 중국 등의 국부펀드는 월가 은행들의 망가진 재무구조를 수리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여름부터 올 1분기까지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2분기후반부터 신용위기가 고조되고 급기야 7월들어 '2차 신용경색'이 전면에 대두되면서 국부펀드들이 사들인 은행주가 폭락했고 막대한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금융시장 혼란은 미국 정책과 당국자들에 대한 신뢰도 앗아갔다.



중동의 주요 국부펀드중 하나인 카타르투자청의 케네스 셴 사모펀드그룹 대표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전망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미덥지 못하다면 달러 자산을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카타르투자청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많은 거래를 원한다.

SAFE의 입장 변화는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다. 관리하는 자금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등 국부펀드 운용이 활발한 국가의 자산 배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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