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곰의 항복선언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7.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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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美증시 추가상승시 추세반전 가능

[개장전]곰의 항복선언


학수고대했던 주가상승이었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2.5% 이상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10일 이평선마저 돌파했고 S&P500 지수도 5일 이평선을 넘어 10일 이평선에 근접했다.

나스닥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이틀째 상승했다. 다우운송지수는 무려 5% 넘게 폭등했다.



전날까지 미증시를 짓누르던 금융업종에서 물꼬가 터졌다. S&P500 10개 업종 지수 가운데 금융업종이 11.1%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웰스파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32.8%나 치솟았다. 주가가 27달러선을 넘어서며 5월말 이후 1개월 반 동안의 낙폭을 단 하루에 만회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종목에 포함된 4개의 금융업종이 모두 급등했다.
뱅크오브어메리카(BOA)가 22.4% 급등한 것을 필두로 JP모간(+15.9%), 씨티(+13.1%), AIG(+12.8%)가 그동안의 낙폭에 대해 분풀이라도 하듯 기염을 토했다.

모간스탠리(+13.1%), 메릴린치(+13.4%), 골드만삭스(+9.5%)도 급등 대열에 동참했으며 리먼브러더스의 상승폭은 25.95%에 이르렀다.

이번주 증시 하락의 주범이었던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모두 30%선의 폭등세를 보였으며 위싱턴뮤추얼(+25.5%), 퍼스트 호라이즌 내셔널(+27%), 노던 트러스트(+13.1%) 등 급상승하지 않은 금융주가 없었다.


전날 장마감후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한 인텔(+0.9%)과 선마이크로 시스템(+4.2%)은 물론 이날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e베이 역시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4.5% 급등했다.
금융주와 기술주 양쪽에서 추세반전의 시그널이 나왔다.

전날 4.44% 폭락했던 국제유가(WTI)는 2.86% 추가하락했다. 연일 장중 저점에 비해 2% 정도 낙폭을 회복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에 비추어 저가매수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일방적인 투매보다 좋은 현상이며 유가 추가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S&P500 변동성지수(VIX)도 12% 넘게 추락하며 한때 25%선을 밑돌았다. 전날 30%선을 일시적으로 넘었다가 급락세를 나타냄에 따라 변동성 안정세가 예상된다.

미달러 약세도 끝이났다. 103.77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이 105엔선을 회복했다. 달러인덱스도 71.7선까지 밀렸다가 72선을 회복했다.

미국채 수익률도 사흘만에 오름세를 재개했다. 2년물과 10년물이 각각 7bp와 11bp 상승했다.
모든 시장에서 움직임이 일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은 추세반전의 힘이 강력함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버냉키 미연준(FRB)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인플레 수준이 당분간 높은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미약하나마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가 및 곡물가격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만 잡힌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약화되고 '높은 물가수준 속 저성장' 정도는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차 경기부양책 준비, 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커버드본드 발행 합의,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프라이머리딜러에 대한 공매도 제한 등 단기적으로 증시와 금융시장을 살리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가 강하다"면서 "국내적으로도 주택경기 안정을 위한 미분양주택 세제완화대책이 논의되는 등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이 금융시스템 붕괴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과거 금융위기 역사에서 정부가 나서게 될 경우 대개 금융위기는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 가격메리트가 상당히 커진 상황에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신용경색 문제에 대한 미정책당국의 대응도 매우 적극적이다.
비록 중장기적인 방향성에 대한 부담까지는 피하기 어려워도 단기 기술적 반등이 충분히 기대되는 환경(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이라는 인식이 부상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곰의 항복 선언을 언급했다.
1500선에서 항복이 나타나고 있는데 장기자금의 항복을 의미하는지 여부는 판단 유보로 놓아두더라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항복심리는 이제 반전심리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섹터별로 가강 반전 가능성인 높은 영역을 수출주로 꼽았다. 이들 섹터의 주가가 지난 10월 이후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는데 반도체 31%, 자동차 36%의 이익개선이 예상된다면 현재 주가는 정상이 아니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주는 인플레 압력이 완화될 4분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미증시가 한번 더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미증시 추세반전 선언이 나올 수 있다.
이날 실적발표 기업에 메릴린치, JP모간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금융주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코카콜라 등 기술주 및 제조업체가 즐비하고 주택착공 지표까지 나오기 때문에 전날 미증시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면 지난 3월 중순에 이어 추세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

전날 1400대로 하락했다가 1500선을 회복하면서 지난 10일에 이어 강한 복원력을 보여준 코스피지수 또한 지난달 9일 이후 처음 5일 이평선을 회복하면서 추세반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5일 이평선을 회복한 뒤 5일선이 10일선을 상향돌파하면서 추세상승이 잡힌다면 그동안 낙폭 과다 상태에 빠져든 종목이 즐비하기 때문에 업종 가릴 것 없는 대세상승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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