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276p↑… 유가·금융 겹호재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7.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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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웰스파고 기폭제 급반등, 공매도 제한도 효과

뉴욕증시가 모처럼 반등다운 반등을 보였다.
지뢰밭 역할을 해오던 금융주가 이날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국제유가도 이틀연속 급락하며 증시 반등 탄력을 더했다. 전날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표한 공매도 제한조치의 효과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76.74포인트(2.52%) 상승한 1만1239.28을 기록했다. S&P지수는 30.45포인트(2.51%)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69.14포인트(3.12%) 급등,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개장전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마이너스 권으로 내려서기도 했다.
그러나 웰스파고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 금융불안 확산우려를 희석시키며 금융주와 시장 전체 반등을 이끌었다. 최근 지수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금융주에 집중되며 시장 분위기를 호전시켰다.

모건 키건의 케빈 기디스 이사는 "모든 은행들이 파산직전에 놓인 것은 아니다"며 웰스파고 등 실적개선 은행들이 금융시장의 회복세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국제 유가도 미국내 원유재고량이 예상을 뒤엎고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배럴당 5달러 가까이 급락, 주식시장 상승탄력을 더했다.

다우지수 30종목중 26개가 상승했다. S&P500 10개 업종 지수 가운데 금융업종이 11.1%로 가장 상승폭이 컸으며 유틸리티와 에너지만이 각각 1.5% 하락했다.

◇ 패니-프레디 30% 급반등, 웰스파고 기폭제


금융 시장 불안의 근원지가 돼 왔던 패니 매와 프레디 맥 주가는 이날 각각 30.8%, 29.9% 나란히 급반등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은 이날 의회 증언에서 두 회사의 문제는 펀더멘털의 위기가 아닌 신뢰의 위기이며 두 회사의 자본상태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SEC가 두 회사와, 리먼 브러더스 골드만 삭스 등 프라이머리딜러(공인 정부증권 딜러) 증권사들에 대한 공매도(Naked short-selling)를 금지시킴에 따라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시장 불안심리가 다소 가라앉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 주가도 26% 껑충 뛰었고, 골드만 삭스도 9.5%,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2.2% 오르는 등 공매도 금지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 서부 최대 규모 은행인 웰스파고의 실적은 금융시장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
웰스파고는 이날 2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23% 감소한 17억5000만 달러(주당 5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50센트를 웃도는 결과다.
올들어 32% 급락했던 웰스파고의 주가는 이날 32.8% 급반등하며 하락폭을 회복했다.

시카고의 금융지주회사 노던 트러스트 역시 주당 96센트로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 13.1% 급등하며 금융주 반등에 가세했다.

퍼스트 호라이즌 내셔널, 워싱턴 뮤추얼이 각각 27%, 25% 뛰는 등 최근 급락종목들의 반등세가 두드러졌다.

◇ '인텔+선 마이크로 효과'..나스닥 상대적 탄력

전날 장마감후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한 인텔과 선마이크로 시스템의 주가가 각각 0.9%, 4.2% 상승,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데 기여했다.
이날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e베이 역시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4.5% 급등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는 이날 장마감후 2분기 순이익이 4억6000만달러(주당 35센트)로 전년동기 3억7600만달러(주당 27센트)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43센트로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2센트를 소폭 웃돌았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 유가 급락..에너지 관련주 약세

미국 원유 재고 증가소식으로 국제 유가가 전날에 이어 이틀째 급락, 3주만의 최저수준으로 물러섰다. 이로 인해 셰브론이 3.4% 하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들은 전날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M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14달러(3%) 하락한 134.6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이로써 이틀간 배럴당 10.58달러 급락했다. 이틀간 하락폭으로는 1991년 1월 이후 최대이다.

지난주 목요일인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47.27달러에 비하면 4거래일새 8.6%가 떨어졌다.

이날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11일 기준) 원유 재고량이 295만 배럴 증가한 2억969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2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달러화가치는 주요 통화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16일(현지시간)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센트(0.62%)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581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34% 하락했다.

전날 급락(엔화가치 상승)했던 엔/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0.21% 오른 104.95원을 기록, 달러 강세 현상을 반영했다.

◇ 인플레 압력, 전 품목 확산

개장전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는 예상보다 상승, 인플레 압력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노동부는 미국의 6월 CPI가 전월대비 1.1% 상승, 전월 0.6%에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최대폭으로 오른 것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0.7%를 0.4%포인트 웃돈 수치다.

식품가격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CPI는 전월대비 0.3% 상승하며 역시 월가 예상치인 0.2%를 상회했다.

미국의 지난주 모기지 신청이 전주대비 1.7% 증가했다.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11일 기준 지난주 모기지 신청지수가 전주보다 1.7% 증가한 522.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7.5%에서 증가율이 둔화됐다.

산업생산은 자동차 수요에 힘입어 예상보다 증가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의 지난 6월 산업생산이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인 0.1% 상승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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