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땜질처방에 기대 걸어볼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7.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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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이 안정되려면 금융주들의 손실 확대 추세가 멈추고 신용시장도 안정을 되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가능해지려면 주택 가격 하락세가 멈추는 것 밖에 다른 대안은 없는 것 같다.

계속되는 정부 구제 조치에도 시장이 회복되긴 커녕 2차 위기가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여러 대책들은 땜질처방이라는 확신만 강해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연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봉합할 수 있다 해도 보유한 증권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급 대책만으로 상황이 개선되기는 역부족이다.

버냉키 의장도 미국 경제가 신용위기와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버냉키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 기대했지만 중앙은행장으로서도 뾰족한 대책은 없는 것 같다. 버냉키는 이날 의회 증언으로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에 대해 인정했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월가 증권사들에 대한 공매도를 제한한다고 밝혀 또 하나의 임시 처방전을 내놓았다.

SEC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과 금융시장 불안이 패니 프레디 리먼 등 악성 루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로 인해 증폭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감독당국은 앞서 J.P 모간에 합병된 베어스턴스와 올들어서만 80% 가까이 주가가 폭락한 리먼 브러더스의 주가 폭락 과정에도 공매도 세력이 개입됐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30일간 한시적으로 유지될 이번 공매도 제한 대상 종목은 두 회사외에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프라이머리 딜러(공인 정부증권 딜러) 주식도 포함된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증시의 공매도 수익률은 7년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기관인 트레플리캐피털매니지먼트가 집계하는 공매도 수익률 지수인 '스트렁크숏인덱스'는 지난달인 6월 10.47% 상승, 닷컴 버블 붕괴로 12.45% 상승했던 2001년 3월 상승률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지수 상승률은 19.34%에 달했다.

지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해는 저축대부조합 위기로 금융시장이 붕괴됐던 90년의 43%이며 닷컴 버블 붕괴로 주식 시장이 붕괴됐던 2002년 상승률도 30%에 달했다.

소비심리 급랭을 막기 위한 대책도 추가로 나올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하원이 경제 회생을 위해 세금 환급을 포함한 2차 경기부양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속적인 주택경기 침체와 고유가로 서민들의 생활고가 날로 가중되면서 하원 내 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이번 가을에 2차 세금환급을 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조치는 모두 땜질처방임에는 분명하지만 미국 금융시장과 실물경기가 급랭하는 것만은 막고자 하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전날 17년래 최고 낙폭으로 하락한 유가도 이를 추세로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안 좋은 소식만 난무하는 가운데 나온 인텔의 실적 호조는 그나마 위안거리가 될 만하다. 세계 최대 반도체 칩 메이커 인텔은 전일 장마감 후 2분기 순익이 16억달러(주당 2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86억8000만달러에서 94억7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인텔실적은 팩트셋 리서치 집계 순이익 예상치인 주당 22센트와 매출액 예상치 93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폴 오텔리니 인텔 회장은 "하반기에도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칩셋 제품 수요는 모든 제품과 지역에 걸쳐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온라인경매업체인 이베이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마켓워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분기 주당 42센트의 순익과 21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 34센트, 18억3000만달러 매출에 비해 호전된 실적이다.

최근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주 중에서는 웰스파고가 이날 실적을 발표했다. 2차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진 상황에서 메릴 린치, J.P모간, 뱅크 오브 뉴욕( 17일), 씨티그룹(18일) 등이 실적을 발표하는 이번주 동안 뉴욕증시 부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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