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커 행장은 '얼리버드'인 동시에 '레이트버드'이기도 하다. 자정을 넘겨서까지 행장실에 남아 업무를 보는 일이 허다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을 앞두고 새벽 2시쯤 행장실이 있는 15층에 들렀더니 행장이 그때까지 보고를 받고 있더라"고 전했다.
4년 전 웨커 행장이 외환은행 수석 부행장으로 부임할 때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가족들은 지난해 모두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금 인근 오피스텔에서 '독수공방'하고 있다. 여름휴가를 내 가족들을 만날 수도 있지만 올해는 갈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론스타와 HSBC간 외환은행 지분인수 계약이 오는 31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열정에선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별명이 세븐일레븐이다. 오전 7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한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중소기업 현장을 바쁘게 뛰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올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못한 CEO가 적잖다. 이런 열의가 최근 닥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