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 韓은행, 1·2위 합쳐도 세계25위 안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07.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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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세계 100위권 내 5개, 50위권은 없어

국내 1, 2위 은행이 합병해 메가뱅크가 출범한다면 세계 25대 은행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1,2위 합해도 '25위권 밖'= 한국은행이 16일 은행전문지 ‘더 뱅커’ 7월호에 수록된 세계 1000대 은행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세계 25위권에 들기 위한 기본자본 규모는 최저 358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본자본이 162억달러인 국민은행 뿐 아니라 우리금융(144억달러), 신한금융(111억달러), 농협(96억달러), 하나금융(93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실적으로 국내 1위인 국민은행과 2위 우리금융을 합한다고 해도 이탈리아 은행그룹인 인테사 산파올로 은행(세계 25위, 357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계산이다. 10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은행들의 기본자본을 모두 합하면 784억달러로, 세계 6위인 미쓰비시UFJ금융그룹(828억달러)보다 44억 달러 적다.



◇세계100위권 내 국내은행 5개= 올해 세계 1000대 은행에 든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보다 1개 줄어든 11개였다. 세계 100위권에 든 은행은 올해 새로 진입한 농협을 비롯해 국민,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모두 5곳이었지만, 50위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국민은행은 기본자본 기준 세계 56위에 올라 지난해 62위에서 6계단 뛰어올랐고, 우리금융은 67위에서 65위로, 농협은 109위에서 90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76위에서 77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고, 하나금융은 91위에서 93위로 후퇴했다.



이 밖에 기업은행은 147위에서 118위로, 외환은행은 145위에서 119위로, 대구은행은 460위에서 367위로 각각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부산은행(380위), 광주은행(589위), 전북은행(970위)은 지난 해보다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들 지방은행 3곳의 순위하락이 순위집계 시 지난 2006년 회계계수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2007년 회계계수를 근거로 순위를 재추정해 본 결과, 부산은행(349위), 광주은행(552위), 전북은행(857위) 등 전년 순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세계 593위에 랭크됐던 경남은행은 올해 집계에서 누락됐지만, 9억7000만달러의 기본자본규모를 감안할 때 461위로 추정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국내 18개 은행 중 산업, 수출입, 수협 등 3개 특수은행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에 합산, 공시됐다. 제주은행은 아직 1000대 은행에 진입하지 못했다.


◇HSBC 세계1위에= 세계 최대은행은 전년 3위였던 HSBC(영국, 1050억달러)가 차지했다. 미국의 씨티그룹(892억달러)은 전년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8위였던 로얄 뱅크 오브 스코트랜드(영국, 889억달러)가 3위로 급상승했고, JP모간체이스(887억달러)는 4위로 한단계 상승했다. 지난해 1위였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5위(834억달러)로 밀려났다. 이밖에 SC제일은행의 모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56위에서 49위로 상승했다.

총자산 기준 세계 최대은행은 최근 ABN암로를 인수한 로열 뱅크 오브 스코트랜드(3조8079억달러)가 차지했다. 이어 도이체방크(독일, 2조9742억달러), BNP파리바(프랑스, 2조4944억달러), 바클레이스(영국, 2조4591억달러), HSBC(2조3543억달러) 순이었고, 지난해 1위였던 UBS는 대규모 손실에 따른 자산상각 영향으로 8위로 밀렸다.

지난 6월12일 현재 시가총액 기준 최대 은행은 중국의 ICBC로, 지난해 4위에서 수위에 올랐다. 중국건설은행(2위), 중국은행(4위) 등 중국의 은행들이 세계 랭킹 상위권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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