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 암초 만난 국민銀 선택은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익태 기자 2008.07.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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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주가하락이라는 벽에 부딪힌 국민은행 (0원 %)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자사주 매입과 주식매수청구가격의 조정 등이 꼽히지만 상황이 가변적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남은 카드 자사주 매입=자사주 매입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응하는 것보다는 회사의 기업가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포스코 (370,500원 ▲7,500 +2.07%)와 하나금융지주의 사례에서 보듯 일부 기업과의 상호주 보유 형태로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면 적정자본비율에 영향을 덜 주면서 자사주 매입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의 경우 매입 후 6개월 내 처분을 해야한다"며 "국민은행이 이를 되팔 수 있는 전략·재무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가격을 6만3000원대 밑으로 끌어내리는 조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주의 약세와 외인의 집중적인 은행주 매도가 집중될 경우 청구가격 조정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약점도 거론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주주들의 주식청구권 행사에 적절히 대응해 주는 것 모두 수조원대의 자금이 소요된다"며 "지주사 전환 이후 인수·합병(M&A) 등에 의욕적으로 나서려는 국민은행의 계획에 일정 부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유일한 변수는 '주가'=국민은행의 최대 관심사는 자사의 주가 방향이다.현 주가에서 추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유혹이 강해질 수 밖에 없는 탓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전체 발행 주식의 15%를 넘어가면 지주사 전환 연기가 불가피해진다.

7월 이후 증권사들이 내놓은 국민은행의 목표가는 7만 ~ 8만원대지만 하향 조정 추세가 두드러진다. 대신증권은 8만6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고 CJ증권도 8만6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하향했다.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이 6만3000원대라서 최근 급락에도 보유 중이던 주주들이 은행의 입장 변화에 따른 불안심리 등으로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 1500이 깨지는 등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5월 이후 외인들의 은행주 순매도는 1조6000억원대를 넘어섰고 전체 순매도 규모(6조3000억원대 이상)를 감안하면 은행주를 타 업종보다 2 ~ 3배 이상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것”이라며 부정적 수급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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