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진퇴양난 금융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7.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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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보험, 증권을 보함한 금융주가 진퇴양난의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은행 대장주 국민은행 (0원 %)은 16일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조건을 변경키로 공시하면서 지주사 전환연기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져 8.2% 폭락중이다.

2001년 11월9일 상장 이후 지난 8일 사상 최대 낙폭인 8.64% 하락을 기록한 뒤 1주일여만에 다시 8%대 낙폭을 작성중이다. 올들어서만 8% 이상의 폭락을 2번씩이나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시가총액 5위인 국민은행의 폭락은 증시에도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가는 올들어 장중 최고가인 지난 5월2일 7만2600원에서 5만2600원으로 27.5% 급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6위인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도 3.6% 급락한 4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도 2% 가까운 하락세를 보인다.



증권도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은 전날 대비 1.5% 내린 5만9400원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하락세를 보인다.

보험도 2% 이상 급락한 종목이 상당수다. LIG손해보험 (32,800원 ▲50 +0.1%)은 4.0% 하락한 2만2700원이다. 롯데손해보험 (2,590원 ▲55 +2.17%)흥국쌍용화재 (3,705원 ▲35 +0.95%), 한화손해보험 (5,300원 ▼70 -1.30%)도 2% 이상 내리고 있다.


금융업종은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에서 19.7% 가량의 비중을 지닌 전기전자에 이어 업종별로는 2번째로 무게감이 있다.

금융주가 반등하지 않으면 국내증시도 큰 폭으로 반전이 힘든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금융주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프라임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의 위기로 미국 대형은행이 휘청대고 있다. 국내 금융주들도 이같은 요동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금융주에 대한 매수를 자제할 것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한다.

박정현 한화증권 (3,505원 ▲80 +2.34%) 연구원은 특히 은행주에 대한 시각을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국내 은행주가 많이 하락해 저평가 매력은 커진 상태"라면서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은행주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해 밸류에이션을 보고 투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은행주에 대한 투자는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국내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은행주의 주가하락폭은 3개월 수익률로 따져 시장대비 5.7% 밑돌고 있다. 절대수익률 기준으로도 19.0% 급락세다.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3% 정도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가수준은 낮은 편에 속한다. 국내 은행의 이익이 부진한 경제상황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영업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밸류에이션상으로는 매수 범위에 있는 것은 분명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은행과 비교할 경우 국내 은행의 밸류에이션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이 매수를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평균 주가장부가치비율(P/B)이 0.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국내 은행이 절대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한화증권은 관측했다.



여기에 단기적인 모멘텀도 부족해 본격 상승전환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주도 비우호적인 전망에 시달리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연구원은 "증권업종의 1분기 이익이 시장기대치를 맡돌 것으로 분석됐다"며 "거래부진에 따른 이익저하와 추가 수수료경쟁에 대한 우려로 대응을 하더라도 짧게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고 관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종합하면 은행과 증권을 포함한 금융주의 시련이 안갯속 장세 속에서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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