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팔린다면 누가 살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7.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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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바클레이등 유럽 투자은행 가능성 거론

- 리먼브러더스 "독자생존 실익 없다" 매각 가능성↑
- 월가는 "오비삼척"...가능성 적어
- 유럽 은행들이 가능성 높아...도이치뱅크, 바클레이 등 거론

월가의 시한폭탄 리먼브러더스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미 누가 리먼을 살 만한 능력이 되는지 저울질에 들어갔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 15일 잠재 매수 후보는 유럽 투자은행들이 가능성 높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먼은 올 들어 주가가 80% 폭락하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맥없이 폭락하자 상장을 폐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게 낫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달 초에는 시총 이하 가격에 바겐세일될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됐고 'Too big to fail',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없다는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이 리먼 브러더스를 지목한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해졌다. 리먼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임직원들에 지급하는 보너스도 자사주로 대체했다.

리먼의 상황은 올 초 JP모간에 팔린 베어스턴스 보다는 낫다. 미 연준이 재할인창구를 프라이머리딜러들에게 개방해 최소한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망할 일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독자생존으로 가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연준에게 대출받아 연명한다 해도 심각하게 망가진 재무구조로 더 팍팍해진 영업환경을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먼이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질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먼은 월가 대형 은행중에서 모기지 관련 증권이 가장 많아 앞으로도 계속 손실이 예상되는 처지다.


시장에서는 잠재 인수 후보자로 유럽 은행들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JP모간은 베어스턴스를 인수해 여력이 없고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을 인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가능성이 적다. 와코비아와 씨티그룹은 자신들의 손실 문제도 해결하기 벅찰 만큼 상황이 긴박해 리먼의 매수자로는 가능성이 적다는 평이다.

드레스너클라인보르트의 애널리스트는 "거의 유일한 후보로 도이치뱅크가 가능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리먼의 채권과 자산운용부문이 도이치뱅크에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소매금융 부문 확장을 위해 도이치포스트뱅크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리먼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변수다.

모닝스타의 에린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신용위기를 미국 시장 진출기회로 보고 있는 바클레이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도 유동성 위기로 중동 자금을 수혈받은 바클레이가 빅딜로 덩치 키우기를 도모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브루예트앤우즈의 제임스 헛슨 애널리스트는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금을 중동에서 수혈받은 만큼 있는 것 지키기가 미덕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HSBC를 지목했다. HSBC는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아 이번 신용위기에서 타격이 덜했다. 하지만 주주들이 아시아에나 집중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점에서 미국의 리먼으로 관심을 갖기가 부담스러울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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