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동성 증가 둔화 '인플레 늪' 탈출하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7.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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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중유동성 증가 추세가 6월 들어 다소 완화됐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소폭 하락했으며, 위안화 강세도 가파르게 진행됐다.

유동성 문제는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경제의 최대 골칫거리였다.



그동안 정부는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에만 다섯차례 지준율을 인상하는 등 긴축정책을 단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CPI가 8.5% 급등하는 등 유동성 증가와 인플레 추세는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6월 들어 시작된 유동성 증가 둔화는 의미있는 반전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긴축 정책이 현실 경제에 반영돼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외환보유액, M2, M1 증가세 둔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국무원 통계를 인용해 올 상반기 통화지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중국 외환보유액은 1조8100억 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달 대비 119억 달러 늘어나 한 달 기준 증가폭은 2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 외환보유액 증가추세는 지난 4월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 증가폭은 4월 755억달러, 5월 403억달러에 이어 지난 달 119억 달러를 기록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광의통화(M2)와 협의통화(M1) 증가추세도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광의통화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금 및 적금과 금융채, 시장형 상품, 실적배당형 상품 등을 더한 것으로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인민은행은 전일 6월 말 M2 공급량은 44조31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7.3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증가폭은 지난달 말 18.1%보다 0.7%포인트 하락했으며 M1 공급량도 15조4800억위안을 기록해 지난달 말 대비 3.74%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소폭 조정
오는 18일 발표되는 CPI는 7%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정부 고위 관계자가 6월 CPI 상승률을 7.1%로 예상한 데 이어 9일 중국은행(BOC)도 7.3% 예상치를 발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지난 3일 올해 전체 CPI 상승률은 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CPI 상승률 7.7%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4월 CPI상승률도 8.5%였음을 고려해 보면, CPI 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하게 되는 셈이다.

CPI는 인플레이션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핵심 지수다. 두 달 연속 CPI 하락은 현재 중국 경제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인플레의 후퇴를 의미하는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물론 작년 초 CPI 상승률 2%와 비교해 보면, 7%대 초반 상승률은 여전히 인플레를 의미한다는 지적도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여전히 상승하고 있어 CPI 소폭 하락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조정 의지에 비교적 빨리 반응하는 유동성과는 달리 CPI지수는 변화 속도가 다소 늦다고 일부 전문가는 지적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통 유동성 변화는 CPI 변화에 두 달 정도 선행한다"며 "긴축 정책 효과는 곧 CPI에도 반영돼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돼지고기, 채소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위안화 절상 고속 진행
위안화 환율은 14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6.8266위안으로 고시해 처음으로 6.83위안을 돌파했다. 위안화는 3일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은 무역흑자 감소를 가져오는 동시에 수입가격 억제 효과를 가져와 인플레 억제 수단이 된다.

신화통신은 지난 11일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물가 억제의 적극적 수단으로 쓰며 절상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이달 초 물가억제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상반기 위안화 가치 상승폭이 6.56%를 돌파한 것도 정부가 인플레 억제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묵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정부의 긴축정책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위안화 절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핫머니 증가, 세계적 인플레 현상이 걸림돌

유동성 증가 둔화는 분명 의미있는 반전이지만,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른바 '핫머니'로 불리는 국제투기자금 증가추세가 줄지 않고 있다.

중국 본토로 유입되는 외국인 직접 투자 자금(FDI)은 상반기에만 전년보다 45% 넘게 급증, 핫머니 유입 증가폭이 줄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중국 내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A증시에 핫머니가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인플레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지난 달 CPI 상승률 25%를 기록한 베트남을 비롯, 아시아 지역 경제 CPI는 10% 이상 상승했다. 미국, 유럽 등도 인플레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적 인플레 상황에서 중국 내부의 CPI 소폭 하락은 커다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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