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업계 "또 독도…" 진저리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7.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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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도 영유권 교과서 표기에 불매운동 전전긍긍

한국인 취향에 맞는 품질과 가격으로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일본 수입차업계가 한일 민족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2006년 렉서스 한 모델의 네비게이션의 '독도 표기' 여부를 놓고 벌어진 일부 언론간 논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일을 떠올리고 있다. 이 일은 17%대이던 렉서스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2007년 초 12%대로 급감하는 결정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논란은 금방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지만 일본 자동차업계는 이때 일을 선명히 기억하며 독도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몸서리치기 일쑤다.

실제로 14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등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겠다는 방침이 정해지면서 일부 성난 시민들의 반응이 일본차에 대한 공격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격분한 일부 누리꾼들은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 반일 감정과 일본 자동차를 연결시켜 불매를 선언하거나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비오는날하춘화'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한 중고차 쇼핑몰 자유게시판에 "드디어 일본 정부에서 독도영유권 명기통보 발표가 나왔다. 비싼 돈 더 주고 무조건 독일차다"라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허본좌'라는 누리꾼은 "(일본차가) 드디어 동네북이 되는구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몇몇 일본 정치인들의 독도 망언과 차원을 달리 한다는 점에서 일본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본차 업계 관계자들도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분간 몸을 사려야겠다"며 독도 불똥을 최대한 피해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불매운동이 있더라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거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일본차 브랜드 관계자는 "과거에는 민족감정이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져 실제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지만 지금은 정치와 일본 제품을 구분하는 의식이 널리 퍼져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차를 민족감정과 결부시켜 매도하기엔 우리 생활에 너무 깊숙이 들어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반일 감정만 가지고 본다면 일제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한국산 자동차도 절대 타선 안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부연했다.

일본 수입차는 렉서스가 2001년 한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인피니티와 혼다가 가세해 승승장구 해왔다. 지난해에는 5만3390대가 팔린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3인방은 33.0% 점유율을 차지해 수입차 시장을 거의 평정하다시피 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와 인피니티가 고가의 시장을 공략하는 동안 대중차인 혼다가 중저, 중고가 시장을 파고들면서 일본차 열풍을 주도했다.

이 기세를 이어 일본의 자동차업계는 속속 한국에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미쓰비시를 비롯해, 토요타, 닛산, 마쓰다, 스바루 등 대중차 브랜드들이 올 하반기부터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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