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참모진 의견 묵살 했나? 안했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7.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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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언론.."이 대통령, 연설 수정 건의 묵살, 대북 대화제의 강행"
- 청와대 "엄청난 사실 왜곡.. 언론은 팩트 왜곡 말아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이 발생한지 3일이 지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이 드러나기 보다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오히려 미궁 속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미흡한 대응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을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참모진 건의를 묵살하고 남북 대화 제의를 강행했다"고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한 반면 청와대는 "엄청난 사실의 왜곡"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보고받은 청와대 참모진이 개원연설에서 대북대화 제의 내용을 수정하자고 건의했는데 이 대통령이 묵살하고 밀어붙였다는 언론 보도는 엄청난 사실의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원 연설 직전에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4년에 1번 하는 국회 개원연설에서 대북정책의 방향을 밝히는 것 인 만큼 그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다수의견에 따라 연설을 (수정 없이)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론 입장에서 비판은 가능하지만 팩트(사실)는 왜곡하지 말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가뜩이나 '국민이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고도 대화제의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퍼져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연설 강행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앞서 일부 언론은 이날 자 보도를 통해 "박형준 홍보기획관과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 등 국회 개원연설 작성 팀이 피격사실을 확인하고 격론을 벌인 결과 피격사건의 의도성 여부와 국민정서 등을 고려할 때 연설문 원안대로 갈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남북대화 제의 부분을 삭제하고 8.15 기념식으로 미루거나 연설문에 '금강산 피격사건은 유감이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큰 원칙을 발표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2가지 방안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수정내용을 보고받고 "남북관계는 큰 틀이 중요하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정하기는 무리가 아니냐"며 연설문을 원안대로 읽었다는 것이 언론보도 내용이다.

이와 관련, 당사자로 거론된 박형준 기획관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정무적으로만 판단한다면 대통령께서 연설하는게 부담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의견들이 내부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누가 어떤 건의를 했고 안 했는지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그 당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청와대가 최종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참모진의 건의를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한 번 생각해 볼 문제 아닌가"라는 질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표현은 좀 과하다"라며 "여러 논의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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