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해수욕장 '허술한 통제 펜스' 논란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7.13 20:57
글자크기
현대아산이 13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이 발생한 현장 인근의 관광통제 펜스 사진을 공개한 뒤 펜스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강산 해수욕장 '허술한 통제 펜스' 논란


현대아산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해수욕장과 군사지역의 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는 펜스가 바다까지 닿아 있지 않고 펜스와 바닷가 사이에 모래언덕이 이어져 있다.



현대아산측 설명에 따르면 펜스는 높이 3.2m, 길이 70m 크기이며 펜스부터 바다까지는 높이 1~2m, 길이는 32m의 모래언덕으로 이어져 있다.

이같은 사실에 근거해 볼 때 박씨가 바닷가를 산책하다 펜스와 바다 사이에 있는 모래언덕을 넘어 갔을 것으로 보인다.



펜스 앞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라는 팻말이 설치돼 있지만 모래 언덕 쪽에는 이같은 안내 표지가 없어 박씨가 무심결에 모래언덕을 넘어갔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신새벽에 명백히 표시된 경계울타리를 벗어나 신발을 적시면서 혼자 우리 군사통제구역 깊이까지 침범했다"는 북측의 표현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금강산 해수욕장 '허술한 통제 펜스' 논란

산책로쪽에 서 있는 팻말은 대낮이라면 볼 수 있었겠지만 새벽 여명 무렵인데다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박씨가 못 보고 지나쳤을 것으로 보인다.

박씨가 걸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닷가쪽 펜스부분에 경고판이 없었고 이로 인해 현대아산측이 관광객 안전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은 "해변 가까이는 실개천이 맞닿아 있는 곳인데 예전에 펜스를 세워뒀다가 몇차례 쓰러진 적이 있어서 확장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래언덕을 쌓아 펜스를 대신했고 이 언덕이 경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현대아산은 덧붙였다.

진입금지 팻말의 위치에 대해 현대아산은 "안전표지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산책로에 세웠고 바닷가쪽에는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이 제공한 사진은 또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3일 새벽 5시에 찍은 것으로 당시 북한군이 관광객을 식별할 수 있었던 상황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총격을 가한 것이 북측의 과잉대응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