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현대重에 "대우조선 함께 인수하자"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2008.07.1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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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참여 제의…독과점 논란등 실현가능성은 미지수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인수전을 준비중인 한화 (29,650원 ▲250 +0.85%)그룹이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에 공동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를 제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이외에 다른 2개 기업도 현대중공업에 컨소시엄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대우조선 인수전에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 그러나 조선업계 1위 업체이고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잠재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민계식 부회장 "한화 등 3곳서, 컨소시엄 참여 요청"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자동제어연맹 세계대회'에 참석해 강연을 마친 후 기자와 만나,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한 곳이 3곳 있었다"며 "그 중에는 한화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민 부회장은 '대우조선 인수전에 컨소시엄 형태로라도 참여할 생각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크게 관심이 없다. 정책적으로 검토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 부회장은 이어 "강력한 요청이 온다면 모르지만.."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반적으로는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에서 말씀하신 것"이라며 "강력한 요청이 있다면 검토를 해서 '거부'의사를 밝힐텐데 아직 검토조차 못했다는 의미"라며 선을 그었다.

한화그룹측은 이와 관련,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약(藥)될수도=자금력-경영 능력 보완

업계 전문가들은 한화 등이 현대중공업에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한 배경으로 자금 조달 문제를 우선 꼽는다.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서는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해 자금력은 이번 인수전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다. 현대중공업은 주요 인수후보와 잠재 후보들을 통털어 자금력에 관한한 포스코와 함께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 인수후보업체 관계자는 "자금이 풍부한 현대중공업과 손잡으면 자금 부문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다른 자금 조달도 함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경영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포스코 (375,000원 ▼500 -0.13%), GS (44,800원 ▲400 +0.90%), 한화 (29,650원 ▲250 +0.85%), 두산 (164,900원 ▲1,600 +0.98%) 등은 모두 조선업을 영위한 경험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짝을 이뤄 인수에 나서면 명백한 차별화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도 단독 인수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 대우조선 인수전에 '발을 들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볼만한 카드가 될 수 있다.

◇독(毒)될수도=노조 반발 우려, 주도권 다툼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과의 컨소시엄이 반드시 득만 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같은 조선업계 회사가 컨소시엄에 들어갈 경우 노조 입장에선 구조조정을 우려하게 될 것이고 노조가 등을 돌릴 경우 '비가격요소'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거대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 파트너가 되면 주도권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조선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인해 독과점 이슈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연합(EU)에서는 인력 파견 등에 대해서도 동일업체로 보고 독과점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컨소시엄 형태라 해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독과점 이슈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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