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기지 시장에 도대체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7.12 10:52
글자크기

FRB 모기지업체에 재할인창구 개방 가능성 높다

-재할인 창구 개방 가능성 충분
-국유화 및 법정관리 가능성은 없다
-주택 가격 하락세 지속, 위기는 계속


모기지 논란이 그 어느때보다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 보증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모기지 대출 부도 급증으로 경영난에 빠짐에 따라 미국 주택 금융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결국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1일(현지시간)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게 재할인창구를 개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美 모기지 시장에 도대체 무슨일이?


또 미국 2위 독립 모기지 대출업체인 인디맥은 누적된 부실과 예금 인출사태로 파산하고 말았다. 인디맥은 자산규모 320억달러로 지난 1984년 일리노이주 내셔널 뱅크 앤 트러스트(400억달러) 이후 두번째로 큰 파산은행이 됐다. 인디맥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관리하에 오는 14일 영업을 재개한다.



인디맥이 모기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그러나 모기지 시장의 어려움이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동향은 최근 뉴욕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이날도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급락하던 증시는 낙폭을 줄였다.

◇ 재할인 창구 개방 가능성 충분하다


이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리처드 사이론 프레디맥 최고경영자(CEO)와의 전화 통화에서 "프레디맥과 패니매에게 재할인 창구를 개방할 것임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FRB는 곧바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에게 재할인창구를 개방하는 문제를 논의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개방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美 모기지 시장에 도대체 무슨일이?
미셸 스미스 연준 대변인은 로이터 보도가 나온 직후 "FRB는 상황을 예시 주의하고 있지만, 이들 회사와 재할인창구 개방에 대해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모기지 부도율이 더욱 급등하는 등 모기지 시장의 위기가 거세질 경우 FRB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위기 상황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결국 재할인 창구를 개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버냉키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모기지 업체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재할인 창구 개방도 정책 당국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미 연준은 지난 3월 월가 투자은행들에게 재할인 창구를 개방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가 커진다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게 재할인 창구를 개방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업체들에 대한 재할인창구 개방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 국유화 가능성 크지 않다

반면 NYT가 보도한 대로 패니매나 프레디맥의 국유화 및 법정관리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NYT의 보도가 나온 직후,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즉각 재무부 정책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정부가 모기지 회사를 국유화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슨 장관도 이날 오전 "우리의 관심사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현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규제당국은 물론 이들 모기지 업체들과 긴밀한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현 상황에서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국유화나 법정관리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도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척 그리너 패니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패니매는 채권 시장을 포함 충분한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맥린 프레디맥 대변인도 "프레디맥은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고 국가 주택 시스템의 중요한 부문을 담당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 주택가격 하락 지속으로 위기는 상존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모기지 대출 부도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지금까지 110억달러의 손실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러한 손실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모기지 부도율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발행 또는 보증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패니매는 최근 30억달러 규모 2년만기 채권을 발행하면서 3.27%라는 사상 최고 금리를 지급키로 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이는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보다 74bp나 높은 것이다. 패니매는 정부 보증 기관으로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보다 소폭 높은 금리를 지급해왔지만, 최근 모기지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12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모기지의 절반인 6조달러를 보증하거나 대출했다. 그리고 이들이 발행한 채권은 전세계 금융기관들과 중앙은행 등 많은 해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위기에 빠질 경우 전세계 경제는 동시에 휘청거리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