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거품' 인디맥 파산, 위기 현실화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7.12 08:26
글자크기

자산규모 320억불, 사상 2위..페니-프레디 영향

공격적인 모기지 대출로 주택시장 거품 조성의 선두에 섰던 모기지 업체 인디맥이 누적된 부실과 예금 인출사태로 인해 결국 문을 닫았다.

미 금융감독당국은 11일(현지시간) 자산규모 320억달러로 미국 2위 독립 모기기 대출업체 였던 인디맥 뱅코프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패서디나에 본사를 둔 인디맥은 누적된 부실에 예금인출 사태가 겹치면서 문을 닫게 됐다. 인디맥은 미 연방 예금 보험공사(FDIC)의 관리하에 다음주 월요일인 14일 영업을 재개한다.
인디맥은 지난 1984년 자산규모 400억달러의 일리노이즈 내셔널 뱅크 앤트 트러스트 이후 두번째로 큰 파산 은행이 됐다.

지난 1985년 안젤로 모질로와 데이비드 로브가 설립한 독립 모기지 업체 인디맥은 지난달 말 찰스 슘머 뉴욕주 상원의원이 인디맥의 자본건전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이후 인출사태로 급격히 자금난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맥의 감독기구인 저축은행 감독청(OTS)의 존 라이히 청장은 "인디맥이 이미 이전부터 경영압박을 받고 있었다"면서도 슘머 의원의 발언이 직접적인 파산 원인이 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인디맥은 소득 증명 서류가 충분치 않은 사람들에 대해 집중된 이른바 '알트 에이(Alt-A)'대출에 특화, 주택거품과 이로 인한 모지기 부실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최소한의 월 이자만 납입하면서 원금규모가 점점 커지게 되는 '옵션 ARM' 영업방식으로 부실을 키워왔다. 집값이 오를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채무자들이 상환 불능상태에 빠지면서 인디맥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 다음으로 가장 큰 독립 모기지 대출업체였던 인디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붕괴로 지난 3분기 동안 총 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디맥은 앞서 지난 7일 9개 대출 전용 사무소와 150개 일선 은행지점을 폐쇄하고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3800명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인디맥은 자금조달 길이 막히자 미국의 양대 국책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두 회사 역시 유동성 압박을 받게 되면서 결국 손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맥 주가는 지난 2006년 5월 주당 50.11 달러로 치솟았지만 11일 28센트로 떨어진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는 10센트로 추락,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인디맥의 파산으로 모기지 업계를 진원지로 한 미국 신용시장의 위기감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패니매와 프레디 맥의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연준의 재할인창구 대출이나 법정관리, 혹은 민간부문을 통한 자금수혈 등 구제방안이 조만간 시행 되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 도드 미 연방 상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모기지 업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거론하면서 재할인창구를 통한 대책도 정책 당국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즈는 이날 정부가 두 회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하는 등 두 회사에 대한 구제방안이 미 금융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