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문패 교체 "하루가 멀다"

김동하 기자, 전혜영 기자 2008.07.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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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변경기업 6월이후 42개…'개인에서 기업으로' 가장많아

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기업의 주인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다. 업계에서는 잦은 '손바뀜'이 '머니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급락장서 경영권 매매 분주=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을 신고한 기업의 수는 총 42개로 집계됐다. 매일 하나 이상 기업의 주인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3SOFT (0원 %)삼우 (0원 %), 쏠라엔텍 (0원 %)은 6월 이후에만 최대주주가 두 번씩 바뀌면서 최대주주변경공시 건수는 총 45건으로 집계됐다.



3SOFT의 경우 6월2일 ICW.co.Ltd에서 대원지에스아이로 변경 된 후 6월26일 디지털시큐외 3인으로 문패가 바뀌었다.

삼우는 6월 9일 정택근외 2명에서 경윤엔지니어링 외1인으로 바뀐 뒤 7월9일에는 진남효 외3인에게 인수됐다.



쏠라엔텍은 6월10일 양홍선씨에서 권영원씨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7월1일에 다시 아이피오에셋매니지먼트(IPO Asset Management)로 변경됐다.

특히 오너가 기업으로 회사를 매각하는 형태가 가장 많았다. 총 45건의 사례 중 15건이 개인에서 기업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기업에서 개인으로 바뀌는 경우는 10건에 불과했다. 회사에서 회사로 변경된 건수는 11건, 개인에서 개인으로 변경된 건수는 9건으로 집계됐다.

◇"머니게임 주의해야"=경영권 매매가 활발한 것은 매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대주주들은 기업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회사를 팔고 나가려 하고, 매수인 측은 조금이라도 더 싼 값에 코스닥에 진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계기업들은 주가가 급락하면 돈줄이 막히는 등 더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며 "그나마 값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일 때 헐값에라도 회사를 넘기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는 쪽 입장에서 급락장은 낮은 가격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일단 코스닥기업은 상장 자체로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허약한 업체라 할 지라도 싼 값에 살 수 있을 때 적극적으로 인수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기에 최대주주 변경이 많아지고 있다"며 "영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기업을 매각하는 주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잦은 경영권 변동이 머니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어려워지니까 팔자 세력도 많은 것 같다"며 "주가 조정기를 코스닥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기회로 노리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머니게임 세력의 유입도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스닥 시장에서 경영활동에 매진하는 상장사보다는 시세차익만을 꾀하는 속칭 '잡주'들이 많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만 어려운 시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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