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업계 대부 '안철수연구소의 굴욕'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8.07.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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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파일 삭제하는 백신 배포…피해자수 3000명 넘어

백신업계 대부 '안철수연구소의 굴욕'


안철수연구소 (53,600원 ▼500 -0.92%)의 V3 백신이 정상파일을 악성코드로 잘못 진단해 삭제해버리는 초유의 사고를 냈다.

이에 따라 안철수연구소는 11일 오석주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백신 사고를 당한 사용자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피해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 백신 사고, 어떻게 발생했나

문제의 백신 오류는 10일 오후 3시경에 발생했다. 이날 배포한 백신 엔진(버전 2008.07.10.01)이 'Isass.exe' 파일을 악성코드로 진단해 삭제해 버린 것.



'Isass.exe' 파일이 삭제된 상태에서 PC를 재부팅하면 윈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단 윈도 사용버전이 XP 서비스팩3(SP3)인 사용자에게만 해당한다.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백신 오류는 윈도 XP 사용자 중 SP3를 이용하는 고객이 해당 백신으로 PC를 검사한 경우에 한정된다"며 "부팅이 되지 않더라도 데이터나 파일이 손상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연구소는 현재 피해를 입은 이용자수가 대략 3000여명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불법으로 복제된 V3 백신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윈도 XP SP3도 불법으로 복제한 사용자가 많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품 윈도 XP SP3를 쓰는 사용자 규모만 6만여명이 넘는 상황이다.

◇ PC가 피해를 입었다면?



안철수연구소는 사고가 발생한 10일부터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해외 출장 중이던 오석주 대표도 급거 귀국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안철수연구소는 우선 자사 홈페이지의 알림글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이에 따르면 재부팅시 로그인 창이 나오지 않고 블랙 화면 상태로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면 윈도 XP CD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윈도 XP CD가 없거나 윈도 XP CD로 복구가 안 되는 경우에는 복구 CD 제작이 가능한 iso 파일을 내려 받아야 한다. 또한 PC를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들은 복구 프로그램이 담긴 CD를 안철수연구소측에 신청하면 CD를 받을 수 있다.



'Window 파일 보호' 창이 뜨고, V3 진단 로그에 'Isass.exe' 파일 진단 내역이 있는 경우에는 삭제된 Isass.exe 파일을 복구 프로그램으로 복구할 수 있다. 복구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별도 메시지 없이 자동으로 복구된다.

오석주 대표는 "무엇보다 안전한 PC 환경을 제공해야 할 안철수연구소가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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