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베어마켓 랠리라는 한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7.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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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상승 시동 공감대…중장기적 강세관점은 시기상조

전날 1500선 밑으로 떨어지며 1년 3개월만에 처음 1400대를 밟았던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장중 1573.06까지 치솟으면서 전날 기록한 연중 최저치(1495.44) 대비 77.62p(5.2%) 급등함에 따라 바닥이 확정됐다.
5일 이동평균선(1542선)도 돌파하면서 단기 상승 무드로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IT전자와 자동차 업종이 상승세에 동참했다.
시총1위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1.4% 오른 것을 비롯, LG전자 (110,100원 ▲600 +0.55%)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가 4% 넘게 올랐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5% 넘게 급등했다.
비금속광물과 통신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를 고수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3090억원을 순매도하며 25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사상최장기간 순매도다.

이들은 지수선물도 1만6304계약이나 순매도하며 6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7월물 옵션만기일까지 2만3410계약에 달했던 9월물 누적순매수분의 절반 이상을 단번에 털어냈다.



그동안 증시를 받쳤던 프로그램도 15일만에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섰다. 차익거래가 3375억원, 비차익거래가 542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옵션만기일 충격을 무마시킨 뒤 모처럼 증시가 상승다운 상승세를 보이자 그동안 누적됐던 매수분을 적극적으로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주말장에서 코스피증시가 2% 가까이 상승함에 따라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단기 낙폭 과다 국면처럼 메리트가 있는 것도 없기 때문에 종목과 업종별 순환매를 거치면서 상승국면으로의 돌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연기금이 매수를 지속하고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모기지업체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는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단기 바닥 형성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측면에 대한 관점은 여전히 부정적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물가상승과 경기둔화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주가 상승시마다 주식보유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 팀장은 "사상최고치인 2085를 벗겨내는 장세가 아니라면 약세장 속에서 베어마켓 랠리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긍정적으로 보면 약세장의 마무리 국면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약세장의 초중반 단계이기 때문에 추세적인 관점에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떠봐야 지난 5월 기록한 연고점(1901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형적인 반발성 반등이라는 견해도 여전했다.
워낙 단기 낙폭이 과다했기 때문에 건설업종과 IT전자, 자동차가 모두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합당한 이유가 없다는 진단이다.

단기 급락시 단타성으로 직접투자하는 것은 10∼20%의 이익을 낼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조차 중장기적인 강세(Bull) 마인드를 고수하는 것은 시류를 벗어난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현재 시점에서 대세를 중립으로 보기 때문에 지난 5월 1850∼1900선에서 환매하지 못했던 펀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트레이딩성 직접투자 이외에 다른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다시 뜨더라도 지난 수년간의 대세상승에 대한 뒤치다꺼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비록 투자할 곳이 없지만 현금 보유가 최상의 선택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적인 예로 지난 9일(수) LG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 확인했듯이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당국의 의지를 감안할 때 향후 경기 흐름과 환율 변수가 모두 IT 업종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고 어제 투신권의 IT업종 매도 또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에 비추어 볼 때 증시 상승 모멘텀이 쉽게 잡히지 않는 쪽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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