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펀드 □□□때문에 인기 못끈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7.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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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수 적고 영세펀드가 75%…싸지않은 수수료도 문제

직장인 박인호씨(31)는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펀드에 가입하겠다고 맘을 먹었다가 온라인펀드몰을 방문한 뒤 이내 생각을 바꿨다. 선택할 수 있는 펀드가 몇 개 안 되는 데다가 일반 펀드 수수료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 온라인펀드, '골라 먹는 재미가 없다'



온라인펀드는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편중된 펀드 판매망을 넓히고 투자자에게 다양한 상품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펀드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자료:자산운용협회자료:자산운용협회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현재 자사 홈페이지나 별도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펀드를 팔고 있는 판매사는 모두 39곳. 이들이 보유한 온라인펀드는 평균 29개로, 98개 상품을 내놓은 판매사가 있는가 하면 단 한 개 상품만 걸어놓고 구색만 맞춘 곳도 있다.



대체로 굿모닝신한증권(다이렉트명품펀드몰)이나 키움증권(헹가레)처럼 온라인펀드몰이 있는 판매사는 비교적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대부분 계열사나 대형 운용사 상품이 많아 기존 판매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펀드는 지난 1999년 처음 선보인 이후 증가하는 추세지만 일반 펀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999년 3개였던 펀드 수는 지난 10일 현재 381개로 늘었다. 그러나 국내 설정된 공모펀드수 4741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10억원도 채 안 되는 영세펀드가 287개로 전체 75%에 달한다. 온라인펀드 설정 규모는 9375억원으로 전체 펀드 시장(365조688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사와 운용사의 이해관계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각 판매사별로 개별 온라인몰을 만들어 놓으니 상품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 온라인펀드 가장 큰 장애물은 '그래도 비싼 수수료'

온라인펀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수수료'다. 창구 직원의 상담을 받지 않는 대신 판매 수수료가 저렴해야 하지만 현재 온라인펀드의 수수료는 생각만큼 싸지 않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 펀드 가운데 온라인 액티브펀드의 평균 보수는 1.88%로 일반 액티브펀드 2.1%와 0.22%포인트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판매보수는 고작 0.01%포인트 낮다.

수수료가 생각보다 많은 것은 선취 수수료를 떼지 않는 대신 오히려 판매보수를 일반 클래스 펀드보다 비싸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온라인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 1Class-Ce'의 경우 판매보수는 연 1.53%로 A클래스(선취수수료 1%) 연 0.9%보다 높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펀드는 전문가 상담 대신 저렴한 수수료를 이점으로 내세우지만 실제 수수료 할인폭은 많지 않다"며 "낮은 수수료 대신 다른 혜택이 주어지지도 않는데 투자자들이 선호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펀드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선진국형 '독립채널'(IFA)이 나타나기 위해서도 온라인펀드몰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며 "펀드 판매망이 확대되려면 상담은 IFA에게 받고 가입은 온라인몰에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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