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올림픽 10초 늦춰진 중계…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7.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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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선수 '백두산은 우리땅' 퍼포먼스 영향

↑ 긴장한 베이징. 무장한 군인이 경비를 서고 있다 (출처: SOH)↑ 긴장한 베이징. 무장한 군인이 경비를 서고 있다 (출처: SOH)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작 중국인들은 10초 늦게 경기중계를 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0초면 최고의 이목이 집중될 남자육상 100m의 승자는 이미 결판이 난 후다.

8일 홍콩 신문 밍바오(明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공산당 선전부가 최근 전국의 각 지방 TV방송사에 올림픽 경기 상황을 생중계할 때 현장 촬영 화면을 반드시 10초 정도 늦춰 송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백두산은 우리 땅' 퍼포먼스가 영향을 미쳤다고도 덧붙였다. 당시 한국 여자선수 5명은 중국 창춘에서 열린 동계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이 글이 적힌 종이를 들고 즉석 퍼포먼스를 벌였다.

10초 지연중계 소문이 퍼지자 9일 중국 국영 CCTV 스포츠채널 장허핑 총감독은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해외로 송출되는 신호와 똑같이 국내에도 경기를 생중계할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중국에서는 정치적 표어가 등장하는 등의 돌발사태를 '걸러내기' 위해 30초 가량 지연중계를 해왔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대중국 인권방송 희망지성(SOH)은 CCTV의 한 전직 직원이 "(지연중계) 조치는 중국 정권의 이미지 추락을 막는 동시에 책임을 지방에 넘기는 약은 술수"라며 비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전직 직원은 "10초 지연되는 사이에 잘라야 할 화면을 놓쳐버린다면 책임은 지방TV가 안게 된다"며 "이처럼 층층이 책임을 지도록 한 시스템은 원래부터 있었지만 이번에 더 규범화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CTV 뉴스센터 직원들이 구이저우성 폭동 등 근래 발생한 사건들이 파장을 일으켜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고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CCTV는 지난 3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거행된 성화 채화식 생중계도 지연방송을 해 티베트 시위대가 난입한 장면을 잘라내는데 성공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올림픽 보안 및 방송교란 사태를 막기 위해 각 방송국에 무장경찰을 배치하고 출입통제에 들어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판권국 등도 지난 6일 올림픽 경기 및 활동소식을 허가 없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CCTV는 지난해 12월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와 인터넷 및 모바일 상에 올림픽 독점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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