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050원까지 치솟은 원화가 최근 당국의 개입으로 장중 세자릿수까지 내려앉는 등 요동치던 환율시장은 11일 1000원대 초반에서 자리를 잡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정부당국이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속칭 '도시락폭탄'과 같은 쇼크를 자제하는 눈치가 간파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환율의 변동성에 넋을 잃었던 IT와 자동차 관련주 등 수출주들도 서서히 상승채비를 갖추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전날에 비해 1.6% 오른 56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6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국계인 골드만삭스가 2만3000여주를 순매수하는 등 외국계의 매수세 가세도 포착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이 '턱없이 낮다'는 의견도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LCD 경기에 대한 우려감과 예상치 못한 환율 하락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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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환율하락이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달러 환율은 980원~1000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예상 실적치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LG전자 (110,100원 ▲600 +0.55%)도 전날 대비 3.2% 상승한 11만1500원을 기록중이다. 4거래일만에 상승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LG전자의 주가가 5.7% 하락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TFT-LCD 업황부진 우려로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주가의 상관관계는 최근 대폭 낮아져 최근 1년 사이 상관계수가 0.16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따른 LG전자의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겁먹을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실적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와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전날 대비 3.1% 오른 6만9800원이다. 4거래일만에 반등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만원을 돌파할 태세다.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도 1.9% 상승한 1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지금이 저점매수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사상최대인 9조원,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16% 증가한 6643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6월을 제외하면 내수에서 고유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고 수출도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환율 모멘텀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과매도된 것으로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주식을 파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바닥에서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