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정규재 열사' vs '경제계의 조갑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7.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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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토론' 방송 캡처↑ MBC '100분토론' 방송 캡처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화제의 인물이 됐다.

정 위원은 10일 밤12시10분부터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 패널로 나와 '촛불 속 한국경제, 위기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폈다.

특히 정 위원은 "촛불시위는 민주주의 의사결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폭력이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발언들로 촛불시위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반발을 샀다.



정 위원은 "쇠파이프를 들어야만 폭력이 아니다. (촛불시위는)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을 저지시키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대측 패널인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무시한다. 돌아선 민심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촛불시위는 공론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정 위원은 "(촛불시위는) 길에서 시민들이 평온할 권리를 2개월 간이나 유린했다"고 맹공격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 위원이 토론의 논점과 동떨어진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은 현재의 물가폭등과 환율 문제에서 "참여정부 시절 환율이 좋아 30만명도 안 되는 기러기 아빠만 신났었다", "지금 정부의 환율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소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논리와 같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또 "환율이 낮으면 해외여행과 과소비만 늘어난다"는 논리도 펴 전화 연결된 시청자로부터 "옛날부터 하던 얘기만 꺼내지 말고 현재 시점에서 문제점을 말하라"고 지적 받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MBC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비난 글을 쏟아냈다. "정규재 이 사람 정말 1mb로 인정해야겠다", "아무리 그래도 상식과 개념이 있는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사람이 경제신문 논설위원이라니" 등 원색적 공격도 이어졌다. 너무 화가 나 술을 마셨다는 네티즌들도 눈에 띄었다. '정규재 열사'라는 말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열사'란 쇠고기 정국에서 논점과 다른 주제로 의견을 내는 등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자기(편)한테 손해 끼치는 언행을 한 인물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다.

반면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지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승리의 정규재", "경제계의 조갑제", "7.10 백토(100분토론)대첩" 등 찬사와 함께 "좌빨(좌파 빨갱이)들의 논리를 박살내고 속 시원한 발언을 했다"고 응원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지난해 11월 KBS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정 위원과 문국현 당시 창조한국당 대선후보가 벌였던 논쟁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 살리기 방안을 토론하던 중 정 위원이 문 후보가 CEO로 있었던 유한킴벌리를 "중소기업들 죽이고 수입도 많이 하며 나무도 벤다"고 공격하자 조목조목 반박을 당했던 일이다. 그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은 이를 정 위원이 'KO패' 당했다며 '정규재 떡실신' 사건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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