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 사임은 공시대상 아니다"
-상장사 기업정보 투명성 저해 논란
성지건설 (671원 ▲116 +20.9%)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중원 부사장의 사임 사실을 1주일 가까이 숨겨 빈축을 사고 있다. 상장사 임에도 주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보통 임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3월 선임된 박 부사장은 최대주주인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회사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그러나 회사가 이같은 경영상 주요 사항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투명 경영 의지가 의심 받고 있다.
지난 8일 박 부사장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에도 성지건설은 언론사에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본사 압수수색설'을 부인하는 적극성을 보였지만, 박 부사장의 사임 사실은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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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건설은 금융감독원에 공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 부사장은 등기임원이라 관련 사실을 공시 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아예 알리지 않으려다가 상황이 악화돼 오늘 언론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까진 '눈치 보기'를 하다가 지난 8일 압수수색 등으로 성지건설 주가가 12% 급락하는 등 악영향이 미치자 그제서야 언론을 통해 '연결고리 끊기'를 시도한 것.
성지건설 관계자는 "검찰 내사 사실은 알았어도 압수수색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투자자들이 섭섭할 수 있겠지만 회사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태가 커지지 않았다면 회사가 사표를 반려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성지건설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박 부사장 관련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성지건설의 주가는 5일만에 반등해 전날대비 4.25% 오른 1만595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