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추가 개입 없어..환율 소폭 하락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2008.07.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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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공방 속 2원 하락한 1002.9원 마감

전날 정부의 융단폭격에 일격을 당한 서울외환시장은 당국의 개입경계 속에 나흘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눈치를 보며 1000원선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던 환율은 전날 외환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도에 따른 강력한 환율 하락 의지 확인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를 노린 달러 매수세력에 막혀 하락이 제한받았다.

이날 열린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환율에 대한 언급이 원론적 수준에 그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 하락한 1002.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30일 종가가 1002.6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했지만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도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이 추정되면서 900원대로 떨어졌다.



역외시장을 반영하며 전날보다 6.4원 하락한 998.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한동안 900원 대에서 횡보했다. 개입 경계 심리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1000원 위로의 상승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전날 이란에서의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에 국제원유가격 상승세가 재개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저가매수를 노린 정유업체들의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됐다. 그리고 오전 11시경 다시 1000원 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대규모 달러 매도가 나타나면서 환율은 다시 900원대로 하락, 99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 물량이 당국의 개입으로 의심되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 심리가 워낙 짙어 개입으로 오인된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타이밍상 금통위가 시작하는 시점과 절묘하게 맞아 당국의 개입으로 의심되기도 했지만 시장 심리를 이용한 단순한 플레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수급에서 수요 우위 상황 인만큼 당국의 개입을 눈치 보면서 환율 상승을 계속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에도 정유업체들의 결제수요와 함께 일부 은행권의 숏커버(달러매수)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분간 당국이 주도하는 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1000원 부근의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현물환은 75억335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시장평균환율(MAR)는 1000.20원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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