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재벌가, 발빠른 대응 이유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강미선 기자 2008.07.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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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성지건설, 대주주 문제 수일만에 수습… 파문확산 차단

송사와 검찰수사 등으로 대주주 일가가 구설수에 오른 재벌가 기업들이 대주주 관련 신변 정리 등으로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직 임원들이 대주주의 차명주식 문제를 제기한 롯데관광개발은 10일 차명주식의 실명전환 사실을 공시했다. 송사 과정에서 해당 사실이 알려진지 하룻만이다.

또 대주주 일가인 현직 임원이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성지건설 (671원 ▲116 +20.9%)도 해당 임원인 박중원 부사장의 사임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검찰이 박 전 부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진지 사흘 만이다. 박 전 부사장은 지난 4일 사임했지만 회사측이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이날 사임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



이보다 앞서의 일이지만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된 구본호씨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자신의 회사 인수 등의 행적이 주목을 끌자 해외로 출국해 활동을 사실상 접은 바 있다.

이처럼 해당 회사나 당사자들이 발빠른 대응을 하는 것은 사실 관계가 어느 정도 밝혀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주주 관련 검찰수사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던 성지건설은 "박 부사장의 전 직장에서의 개인적인 일이며 성지건설과 이번 수사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용오 전 회장의 최대주주 자리는 변동이 없으며, 장남 박경원씨는 부회장직을 계속 맡게 된 것도 회사의 발빠른 행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오 회장 부자가 여전히 대주주와 임원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만큼 검찰 수사로 입을 직간접 타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회사를 인수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잡음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또 검찰의 수사나 법원 송사가 현재 진행형이니 만큼 일단 소나기를 피하자는 심리도 작용했다. 롯데관광개발 (9,610원 ▲10 +0.10%)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해당 전직 임원의 명의로 된 주식을 실질 소유자(김기병 회장 아들들) 명의로 바로잡고 차명주식 부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의 아들이 당시에 미성년자라서 핵심 임원들에게 700억원대의 차명주식을 맡겨놓았던 것은 사실"이라고도 했다.

체납 세금과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국세청과 법원,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 여러 곳이 개입된 문제이니 만큼 조기에 수습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밖에 이들이 재벌가의 일원이긴 하지만 최근 모그룹과의 관계에서 일정부분 거리감이 있었던 것도 발빠른 대응으로 파문 확산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상황 인식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롯데그룹과 롯데관광개발은 상호 사명을 두고 잡음이 있었고 박용오 회장 부자와 두산그룹은 그룹 회장직 이양와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며 사이가 벌어졌다. 대기업의 보호막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사태가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것. 구본호씨의 해외 출국과 활동 중단은 범LG가의 좌장인 LG그룹 수뇌부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관광개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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