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병칼럼]증시를 예측하는 까닭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2008.07.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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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증시를 예측하는 까닭


모든 것이 누구에게나 다 알려져 있는 확실성(certainty)의 세계에 산다면 편할 것이다. 미래,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무엇을 하면 잘먹고 잘사는지 훤히 보일 테니 고민 없는 세상이 될 법하다. 모든 사건·사물·과정이 확률 100%로 존재하므로 도박이나 모험, 기대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는 싱거운 세상이기도 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시장이나 가격이라는 존재도 필요 없을 것이다. 내가 필요한 것을 누가 만드는지, 그 가치가 정확히 얼마인지 아니까 바로 가서 거래하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는 왕정이나 독재가 가장 효율적인 운영체제다. 대한민국에서 누가 가장 국정운영을 잘해서 국가를 융성하게 할지 전국민이 100% 아는 사람이 있으므로 그 사람에게 아예 전권을 주고 '마음대로 하시오'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세상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모르는 것이 더 많은 불확실성(uncertainty) 세상이다. 특히 공간보다 시간영역의 불확실성이 더 크다. 그래서 예측이라는 행위를 늘 하지만 신통치 않다.

추세, 순환주기, 계절성 등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미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자연 또는 사회라는 것이 제조공장하고 달라서 설사 과거와 비슷한 것은 만들어도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똑같은 것은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나 사람얼굴이나, 같은 나무 열리는 과일조차 정확히 같은 것은 없다. 평균적으로 시간세상은 랜덤워크(random walk)라는 확률과정으로 생각된다.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가, 경제시스템으로 시장과 가격이 있다고 본다. 독재와 왕정을 투자에 비유하면 일종의 `몰빵'이다. 선군이 왕이 되면 복이 되겠지만 어찌 잘못돼 폭군이 왕이 되면 고통이 될 것이다. 이같은 천당ㆍ지옥의 위험을 피하고자 권력을 입법ㆍ사법ㆍ행정으로 분리하고, 투표 등 거추장스럽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비능률을 감수하며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나 보다. 누가 옳은지 모른다는 정보 부족에서 오는 위험기피 행동인데 일종의 국정 분산투자로 보면 되겠다.

 최근 예상을 뛰어넘는 주가하락으로 주식을 팔아야 할지, 펀드를 환매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분들이 많겠다. 그러나 고민의 중심은 그같은 타이밍이 아니라 자기 포트폴리오의 위험ㆍ무위험자산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가 돼야 한다고 본다.

 미래를 `감히' 전망하는 것은 내가 가진 투자자산 중 '최대 50%'를 어떤 위험자산에 투자할지 결정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100% 몰빵하기 위해 전망하는 것은 아니다. 50%를 기준으로 잡은 것은 아무리 내가 전망해도 평균적으로는 어떤 사건이 확률 50%대50%로 나타날 랜덤워크를 피할 수 없음을 겸허히 인정한 것이다.


가령 예금ㆍ채권ㆍ인덱스펀드 등에 50% 이상 배치하고 나머지는 자신감의 정도에 따라 최대 50%를 공격적 국내 주식펀드ㆍ중국펀드ㆍ상품펀드 등에 굴리는 식이다.

 돈이 더 많은 분들은 50대50으로 나눈 자산을 더 쪼개서 그 속에서도 더 위험한 자산, 덜 위험한 자산으로 프랙털(fractal) 구조로 연속적으로 나눠가는 것도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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