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PI예상치 잇단 하향에도 증시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7.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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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중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발표를 앞두고 중국 내 유력 기관들의 예상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기관 예상치는 대체로 7%대 초반으로 수렴되고 있다.

지난 8일 정부 고위 관계자가 6월 CPI 상승률을 7.1%로 예상한 데 이어 9일 중국은행(뱅크오브차이나)도 7.3% 예상치를 발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지난 3일 올해 전체 CPI 상승률은 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CPI 상승률 7.7%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4월 CPI상승률도 8.5%였음을 고려해 보면, CPI 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하게 되는 셈이다.

CPI는 인플레이션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핵심 지수다. 따라서, 두 달 연속 CPI 하락은 현재 중국 경제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인플레의 후퇴를 의미하는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두 달간 중국 식품, 채소, 과일 등 소비재 가격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통화정책 조정과 외부 수요 감소에 따라 경제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전체 경제는 두자리수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상반기 상하이 증시 전체 상장사 61%의 실적 호조도 전망되고 있다. 전체 경제 상황을 볼 때,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근 CPI 하락 추세를 중국 증시 반등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탄야링 중국은행 전국금융부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 압력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지만, 증시 반등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CPI 하락추세를 증시반등 요소로 바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지난 5월 CPI도 전년 동기대비 7.7% 상승해 지난 4월 8.5%보다 0.8% 하락했다. 낙폭이 작았던 것도 아니다. 인플레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는 호재로 해석될 가능성도 컸다.

그럼에도 지난달 중국 증시는 오히려 하락세를 더했다. 상하이 증시는 3000선이 무너졌다. 6월 CPI도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6월 증시는 연일 하락했다.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는 상태에서 증시 상승은 없다는 것은 일종의 시장 공식이다. 그러나 인플레 지수를 나타내는 CPI 상승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락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7% 대 CPI 상승률이 인플레 우려를 잠재울 만큼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작년 초 중국 CPI 상승률은 2%대였다. 이와 비교해 볼 때, 7% 대 CPI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여전히 인플레에 준한다. 또, 두달 연속 CPI 하락세 만으로 인플레 우려가 해소됐다고 말하기에도 이른 감이 있다.

아울러 CPI와 달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보통 PPI지수 상승은 인플레에 영향을 미친다. 이론상의 이야기이지만, 역시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거둘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PPI 상승률이 5월 8.2%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도 8.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PPI 상승률은 올해 두번째로 CPI 상승률을 웃돌며 2005년 이후 최고치에 이른다. 사회과학원도 PPI 상승을 새로운 물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인플레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지난 달 CPI 상승률 25%를 기록한 베트남을 비롯, 아시아 지역 경제 CPI는 10% 이상 상승했다. 미국, 유럽 등도 인플레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적 인플레 상황에서 중국 내부의 CPI 소폭 하락은 커다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6월 CPI 예상치 발표가 나오기 시작한 8일 이후 상하이증시는 이틀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2900선도 회복했다.
일단 증시는 오르고 있지만, 상승세가 계속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CPI 하락세가 인플레 우려를 잠재울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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