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융단폭격 왜? 어떻게?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7.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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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기대심리 제거…외환보유고 축내지 않는 방법 강구

이 기사는 07월09일(18: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환율 안정 노력은 이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고 일방적 기대 심리가 불식될 때까지 추가적 조치가 계속될 것이다" 환율이 20원 이상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당국(기획재정부)이 던진 말이다.



9일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 상승을 기대하거나 조장하는 세력에 전쟁을 선포한 날이다. 아예 싹을 잘라 버리겠다고 작심한 듯하다.

개입은 치밀하고 과감했다. 거래가 한산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 외환시장과 역외 시장에서 동시에 대규모 달러 매물공세를 폈다. 개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은 더 이상 시장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동안 노출됐던 당국의 '패'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당국과 맞설 엄두를 내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했다. 외환정책의 실무를 진두지휘했던 최중경 기획재정부 전 차관의 경질과 함께 고환율 정책이 폐기됐음을 시위하는 의미도 있었다.

단추를 다시 꿴다

지난 주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성태 한은 총재가 회동을 한 이후 한은과 재정부가 각각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튿날 최중경 재정부 차관은 환율정책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질됐다.


이를 두고 외환전문가들은 고환율 정책에 대한 폐기와 그간 시장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재정부와 한은은 무지막지한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하고 있다.

정부가 환율을 올리기 위한 정책을 펴자 환율 상승을 노린 투기심리가 역내외를 막론하고 빠르게 확산됐다. 그렇지 않아도 경상수지 적자 등 때문에 오르는 추세이던 환율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고유가 충격으로 물가가 급등한 후 정부가 방향을 급선회했지만 한번 지핀 심리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의 개입을 이용해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정부는 '봉'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환율 정책의 피해가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는데 매도 개입을 해서라도 환율 급등을 막아야할 상황이 된 것은 '최-강라인(강만수 장관-최중경 차관)'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최-강라인이 첫단추를 잘 못 꿴 측면이 있다"며 "이제 첫단추를 풀면서 되돌림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금융불안의 싹을 자른다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포기한 것은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한은이 30원 이상 환율을 떨어뜨린 것을 물가안정 도모로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 금융시장 안정을 흔들 수 있는 불안요인의 싹을 자르기 위함으로 보는게 맞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제금융시장의 이상조짐과 환율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주식, 채권 등 국내 금융시장 전체가 들썩대고 있다. 외국인들은 주식을 연일 던지다시피 팔고 있고 그동안 사모았던 국채마저도 처분하고 있다. 3분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와 맞물려 9월 금융위기설이 유포되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시장 안정을 위해 환율에 대한 불안요인을 다스려야 할 필요가 절실할 수 밖에 없다. 환율불안이 금융위기, 경제위기로 확대재생산되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등장한 NDF개입..외환보유액 축내지 않는 방법

주목해야 할 것중 하나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을 통한 개입이 2003년 이후 5년만에 다시 등장했다는 점이다. 다만 그 당시와 달리 환율을 올리기 위함이 아니라 내리기 위함이라는 점이 차이다.



NDF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환율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 축낸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차액결제선물환(NDF)을 통해 달러를 매도하면 당장은 외환보유액이 소진되지 않고 만기때 차액만 정산하면 된다. 다만 환율이 기대와 달리 움직일 경우엔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외환보유액을 축내지 않는 방식의 달러 매도 개입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NDF 시장 매도 개입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외환 시장 매도 개입때 NDF 개입이 병행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이후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역외 NDF 시장에서 달러 매수를 해놓았던 것으로 정리하면서 개입을 하는 방식이다. 역외 세력들을 공략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방법은 국내 스왑시장에서 달러를 빌려(Buy&Sell) 현물환 시장에 달러 매도를 하는 방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고 또 시장에서 일부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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