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수술도 올림픽 후에 해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7.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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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수술도 올림픽 후에 해라?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 중에 원활한 혈액공급을 위해 자국 환자의 수술까지 미룰 것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대중국 인권방송 희망지성(SOH)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위생부는 올림픽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에 대비해 대량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수술시기를 늦출 것을 일선 의료기관에 통지했다. 이는 베이징 등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경화시보도 중국 위생부가 테러 등 긴급사태에 대비해 수술연기와 함께 Rh-형 등 드문 혈액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4일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최대포털 시나닷컴에 올라온 위생부의 공지에는 6000개 이상의 항의 댓글이 달렸다.

인터넷 검열과 게시물 삭제 등 중국 정부의 일상적 여론 통제에도 네티즌들은 "중국 국민의 생명이 외국인들의 생명보다 귀하지 않단 말이냐"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중국인 의사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정부의 부패로 그렇지 않아도 병원마다 혈액이 부족한데 올림픽 때문에 더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고 한탄했다.

중국은 올초 기록적 폭설을 시작으로 티베트 유혈사태, 스촨 대지진, 잇따른 차량폭발 사고에 얼마 전 구이저우성 폭동까지 온갖 재앙에 시달려 민심이 불안한 상태다.

한편 중국 위생부 관계자는 이 조치와 관련 "시기를 미리 선택해 수술받는 환자는 1, 2개월 연기해도 병증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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