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힘'.." 역외, 달러 빠르게 청산중"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7.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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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재정부 외환시장 안정대책 발표가 분기점"

이 기사는 07월09일(13: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달러 사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환율 급등을 부추겼던 역외 투기세력들이 환율 안정을 바라는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수긍하며 달러 매수분을 빠르게 청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매수분 정리에 속도가 붙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달러 매수에 적극성을 보였던 역외 투기 세력들이 최근 며칠 사이 달러 손절 매도(롱스탑)에 나서는 등 달러 매수 포지션을 급격히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역외는 지난달만 해도 외환당국이 매도 개입에 나서면 이를 저가 매수로 삼는 등 포지션이 롱(달러 매수)에 상당히 치우쳐 있었는데 최근 며칠 사이 롱스탑(손절매도)에 더해 숏(달러 매도) 플레이까지 하는 모습들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딜러뿐 아니라 여러 시장 참가자들이 이 같은 상황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덧붙여 롱스탑이 빠르게 진행된 것은 지난 7일 재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이 발표된 이후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재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대책 발표 이후 역외 세력들이 그 의지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받아들여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경제의 급격한 동반 침체가 현실화하지 않는 이상 한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환율을 잡겠다고 나서면 큰 물량으로 서울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역외 투기세력들도 이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외 투기세력들이 이같이 환율 하락에 맞춘 매매 형태로 급격하게 전환하고 있는 것은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외환당국은 역내 시장에서 현물환 매도 뿐 아니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 등 방법을 총동원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환시 개입을 주도했던 재정부에 한은이 가세하면서 더욱 효율적이고 정밀한 개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현재 시장 수급 구도는 여전히 수요 우위여서 정부의 의지가 실제 수급 구도를 바꿀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수요우위 상황에서 달러 매수에 나서고 있는 역외투기세력들도 여전히 포진돼있어 환율 상승에 대한 잠재력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역외 세력들은 작년 4분기 187억9000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40억4000만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환율이 급등하자 차익실현이 대거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는 역외 세력들이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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