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아파트 '통경매' 속출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8.07.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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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분양 여파, 지방 중소 건설사 부도로 '통경매'급증
- 6월 경매물건 6400여건, 1년6개월 만에 최고
- 충청권과 강원권 소재 아파트 경매물건 증가 두드려져


#1. 6월 2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경매4계. 무려 468가구가 되는 미분양 단지 전체가 경매물건으로 나오자 경매 관계자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지역 중소건설사인 세창서산이 충남 서산시 갈산동에 8개동 아파트 단지를 지어 분양했으나 장기 미분양되면서 채권회수에 들어간 은행이 이 단지 전체를 경매로 넘겼다. 감정가 217억원에 경매물건으로 나왔지만 2차례 유찰됐다. 지난달 30일 3번째 경매에서 절반가격으로 겨우 낙찰됐다.



#2. 6월 16일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경매1계. 이곳에서도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이화리에 소재한 문막이화임대아파트 170가구가 33억원의 감정가로 경매에 부쳐졌다. 이 아파트를 지어 임대에 나섰던 이화건업이 은행 빚을 갚지 못하고 부도를 내자 채권자인 국민은행이 이 아파트를 경매로 넘긴 것.

이처럼 자금난을 못 이기고 부도가 난 지방 중소 건설업체들의 미분양 아파트 단지가 은행에 통째로 넘어가 경매에 부쳐지는 '통경매'가 속출하고 있다.



8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에서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 물건은 총 7654건으로 5월 5199건보다 47.2%가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 아파트 '통경매' 속출


이는 지난 2006년 12월 8352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온 이래 1년 6개월 만에 최고다.

이 가운데 지방 소재 아파트 경매물건이 급증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은 1179건으로 5월 1385건 대비 14.9% 감소한 반면 지방 소재 아파트 경매물건은 6475건으로 5월 3814건 대비 무려 69.8%나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물건 중 8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 역시 지난 2006년 12월 6845건 이래 1년 6개월만의 최고치다.

지방에서도 충청권과 강원권 소재 아파트 경매물건이 급증했다. 충청권의 경우 6월 3424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5월(1073건) 대비 219.1%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강원권 역시 885건으로 5월 (61건) 대비 145.2%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지방 소재 아파트 경매물건이 급증하는 이유를 부도건설사들의 미분양 물량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수도권 2만3000가구, 지방 10만9000가구 등 13만2000가구이다.

하지만 신고되지 않은 중소건설사들의 미분양 물량까지 합할 경우 20만~25만가구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며 이중 부도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가 경매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정부의 실질적인 미분양 해소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중소 건설사들의 부도속출과 함께 미분양 아파트가 통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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