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中증시, 이번엔 펀드폭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7.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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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통주 문제는 고비넘겨…기관 대규모 매도위험 남아

-비유통주 위기는 정점 지난 듯
-펀드, 증권사 보유 주식 매각 우려는 상존
-반토막 증시, 수급 해결돼야 안정 회복할 듯

올 상반기 중국 증시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6개월간 상하이 종합지수가 48% 밀렸다. 이기간 상하이, 선전증시에서 모두 15조위안(2조1897억달러)이 증발했다. 말 그대로 증시가 반토막 났다.



시장 자금 측면에서 볼 때 보호예수 해제물량이 수급을 악화시켜 증시 폭락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같은 비유통주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펀드회사와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매물 압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토막' 中증시, 이번엔 펀드폭탄?


신화통신은 보호예수 해제물량에 따른 부담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기관들의 대규모 매도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유통주 문제는 고비 넘겨
비유통주 문제는 연초부터 중국 증시의 가장 큰 두통거리였다. 상하이증시에서 지난 2~3월 동안 보호예수 해제된 물량은 3800억위안(554억7000만달러)에 이른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3600억위안(525억5000만달러) 가량의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됐다. 이는 상반기 중국 증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6월 들어 보호예수 해제물량에 대한 구매여력이 뚝 떨어져 증시 압박은 어느정도 줄어들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6월 보호예수 해제물량 가운데 실제로 시장에서 매매된 거래액은 10억위안에도 못미쳤다. 5월에 비해 60% 감소한 수치이며 2006년 11월 이래 한달 단위로 가장 적은 물량이 시장에서 거래됐다.


장강 시난증권(西南證券)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면서 비유통주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하락으로 비유통주 소유자들이 주식을 팔 생각을 거둔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비유통주 해제물량 자체가 줄고있다는 점도 호재다.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이번달 보호예수에서 해제되는 비유통주 물량은 657억위안(95억9000만달러)으로 지난달에 비해 3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싼이중공(三一重工) 등 비유통주 물량이 많았던 기업들이 보호예수 해제 시기를 연기하면서 비유통주 투매 압력이 갈수록 완화될 조짐이라는 분석이다.

◇기관들, 손절매 악순환 우려
반면 펀드운용사들의 '어쩔 수 없는' 매도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올 상반기 증시가 반토막 나는 가운데 하락폭이 두드러졌던 종목은 금융, 보험, 부동산주였다. 그런데 이들 종목들의 펀드 편입비중이 가장 높았다. 수익률 급락으로 펀드 환매가 꼬리를 물면 펀드에서 보유한 종목은 처분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은행, 보험주가 줄곧 펀드 수익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상반기 이들 종목의 펀드 편입비중은 오히려 증가해 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은행업종 편입비중은 상반기 0.85%포인트, 보험업은 1.69%포인트 늘어났다.

주가 급락에 따라 펀드의 자금 이탈이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1, 2분기 펀드 순유출액은 각각 1697억7800만위안(247억8400만달러), 583억6300만위안(85억2000만달러)을 기록해 총 2281억4100만위안(333억달러)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펀드사들은 금융, 보험, 부동산주에 대한 편입비중을 줄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폭락한 주가를 고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초상은행, 핑안보험 등은 펀드사 투자 주요 종목 가운데 항상 상위10위권 안에 들었다"며 "이처럼 펀드사들의 잘못된 판단은 곧 숫자로 명확히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펀드사들의 2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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