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에너지 '긴급 처방전' 발행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7.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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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발 경제파탄 우려…공공부문 조치 조기시행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
-에너지 소비 줄지 않아
-위기극복 위해 공공부문 솔선수범

정부가 6일 승용차 2부제를 20년만에 재등장시키는 등 에너지 '긴급 처방전'을 앞당겨 발행했다. 그만큼 현재의 에너지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당초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넘으면 시행할 위기관리계획 중 1단계 조치인 공공부문 조치들을 조기에 시행키로 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은 게 계기가 됐다. 두바이 유가가 지난 4일 140.7달러를 기록함에 따라 2차 오일쇼크때의 실질실효유가 수준인 15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최근 두바이유는 지난해 평균대비 100%이상 올랐고 지난 1주일간 9.3% 급등했다.



향후 유가 전망도 어둡다. 일부 전문가들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대부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향후 6~24개월내 배럴당 150~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올해내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투기수요 급증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국제경제협력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 지난해 OECD 평균 총에너지 소비증가율은 0.3%인 반면 한국은 3.0%에 달했다. 올해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올해 1~5월 중 총에너지 소비는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했다.


정부는 이처럼 고유가 비상상황에도 좀처럼 에너지 소비가 줄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공부문부터 채찍을 가하기로 했다. 정부부터 솔선수범을 보인뒤 민간부문의 에너지절약을 강제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 정부는 유가가 170달러를 넘으면 유흥업소 심야 영업시간 제한 제도를 재도입하는 것 까지도 검토 중이다.

고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한다. 연구기관 등의 분석모델은 국제유가가 10% 오르면서 성장은 0.2~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유가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6%에서 대폭 낮춰 제시한 4% 후반 성장률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로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4.9%포인트 하락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진단도 나와있다.(삼성경제연구소)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제시하면서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40% 올린 평균 120달러로 잡아놓고 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유가가 배럴당 170달러 수준에 이를 경우 성장률이 3%대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6%대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에너지소비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며 "정부는 국민들의 고통감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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