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사무총장의 '1달러보다 더 큰 선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7.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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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총리에게 1달러와 기후변화 관련 포스터 증정

-"유엔 기후변화 특사 연봉은 1달러"
-"연봉 체불한다는 이야기 안들으려 준비"
-韓총리 역할 잇따라 강조.. 유임에 무게 실어

"연봉을 체불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준비해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4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함께 한 내외신 공동기자회견 말미에 이례적으로 '선물증정식'을 마련했다.

반 사무총장이 꺼내 든 것은 1달러와 기후변화 관련 포스터 한장. 반 사무총장은 "한 총리께서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특사로 활동하셨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총리께서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특사로 약 1년 못되게 봉사를 하셨는데 사실 여러분도 아시는 바와 같이 유엔 사무총장 특사의 연봉은 1달러"라며 "연봉을 체불한다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 이렇게 1달러 연봉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이 같은 발언에 엄숙했던 기자회견장에는 폭소가 터졌다. 한 총리도 흐믓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한 총리가 연봉 1달러와 함께 받은 포스터는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 개최된 기후변화 관련 정상회의 포스터다. 슬로건은 '미래는 우리 손 안에(The future in our hands)'다.


반 총장은 자신의 선배인 한 총리의 역할과 능력을 거듭 강조했다. 외교관으로서는 세계 최고 지위에 오른 반 총장이 한 총리의 역할을 힘주어 언급해 '유임설'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한국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공적개발원조(ODA) 등에 기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특히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특사로 활동하신 한 총리의 적극적인 리더십 하에 한국이 기후변화 협상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기후변화와 관련한 한국의 대처방안을 묻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한 총리는 기후변화 특사 경험을 살려 '영어'로 답을 하기도 했다.

반 총장과 한 총리는 기자회견 진행에서 손발이 척척 맞는 호흡을 과시했다. 두사람의 오랜 인연 덕분이다.

한 총리가 주미대사 시절에는 반 사무총장이 주미공사로, 한 총리가 장관 때는 반 총장이 차관으로 함께 했다.



한 총리는 또 유엔총회 의장이 된 2001년에 외교부(당시 외무부)에서 물러나 있던 반 총장을 다시 불러 비서실장으로 보좌하게 했다. 반 총장을 다시 외교무대에 컴백시켜준 사람이 한 총리다.

이 때 유엔에서 반 총장의 성실함과 열정을 본 많은 외교관들이 그가 사무총장으로 나섰을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潘사무총장의 '1달러보다 더 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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