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씨, KB금융지주 회장으로 화려한 복귀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7.0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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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씨, KB금융지주 회장으로 화려한 복귀


오는 9월 출범하는 'KB국민은행지주'의 회장으로 단독 추천된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은 실물경제도 경험한 대표적인 금융통이다. 합리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이 강점이다. 한마디로 검투사적 기질을 갖춘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된다.

그는 전략가적인 면모를 갖춘 용장 스타일로, 일·공부·운동·음주 등에 능한 팔방미인으로 호방한 성품을 갖고 있다.



1994년 삼성전자 자금팀장을 거쳐 1997년부터 삼성생명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삼성증권 구조 개혁 등 삼성의 경영 철학을 주입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후 삼성그룹 내 최고 금융전문가로 꼽히며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사장단 모임인 ‘7인 위원회’ 멤버에 속할 정도로 그룹의 실세였다.

2001년에는 삼성증권 사장으로 취임해 파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부분의 증권사가 소모적인 약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도경영'을 선언해 화제를 뿌렸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으로 재임하면서 눈부신 자산성장을 이뤄냈다. 취임 직전인 2003년 말 119조원이던 우리은행의 자산이 3년만에 외환은행의 자산 규모에 맞먹는 67조5000억원의 자산을 늘렸다.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옛 조흥은행과 합병한 신한은행을 제치고 우리은행은 은행권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으로 침체됐던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 직원들에게 다시 '1등 정신'을 일깨운 것도 황 전 회장의 주요 업적 중 하나다.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도 황 전 회장의 과감한 결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그는 우리금융 회장 연임이 예상됐지만, 회장 후보 3인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재임 기간 내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잦은 마찰을 일으킨 것이 악재가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크게 앞서던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제치고,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단독 추천되면서 금융계에 다시 한번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 약력 △경북 영덕 생 △서울고 △서울대 상대 △영국 런던대 경제대학원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이사 △삼성생명보험 전략기획실 전무이사 △삼성증권 대표이사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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