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새 회장의 과제는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7.03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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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새 회장의 과제는


오는 9월 출범 예정인 'KB금융지주회사' 사령탑의 윤곽이 드러났다. 3일 초대 회장으로 단독 추천된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 4일 이사회 승인을 받게 되면 대한민국 최대 금융회사는 '황영기-강정원 행장' 체제로 꾸려질 전망이다.

'황영기-강정원호'가 앞으로 3년간 해야 할 일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지주회사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은행에 과도하게 치중된 수익구조도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지주회사 토대 마련= 새 사령탑은 우선 내부 조직과 시스템 정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본연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경쟁 은행에 비해 뒤진 만큼 지주회사 시스템의 조기정착을 위해 업무간 이해상충문제, 그룹 기업가치 제고 등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두 사람의 화합이 중요해 보인다. 과거 우리금융지주는 초기 윤병철 회장과 이덕훈 행장간 견제로 몸살을 앓았고, 박병원 회장과 박해춘 행장도 불협화음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점을 들어 우리금융에서 나타난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실 강 행장은 수익성을 중시하는 반면 황 전 회장은 확장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융계 인사는 "두 사람의 마찰 소지가 잠복해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해내느냐가 KB금융지주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 M&A 시동= 해외진출 전략도 구체화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최근 수년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탓에 시가총액과 자산규모에서 신한금융 등 경쟁회사들이 턱밑까지 추격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의 새 CEO는 그간 보수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공산이 크다.


국민은행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리딩뱅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주회사 전환은 이같은 전략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업계 최대의 자본력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이 M&A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 자명하다.

지난 3월말 현재 국민은행은 5조원 가량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외환은행 (0원 %)이 다시 매물로 나오거나 국책은행의 민영화가 본격화하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을 인수한 것처럼 해외 은행 인수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다각화도 숙제= 국민은행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탓에 비은행 부문의 사업 다각화가 미흡한 상태다. 지주체제로 전환 역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곧 '황영기-강정원' 체제는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 과제도 안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말 현재 하나금융은 은행 자산이 그룹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9%, 우리금융은 89.6%에 달했다. 은행 중심 금융지주사 가운데 은행 비중이 가장 낮은 신한금융도 83.4%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로선 지주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9%에 달한다.

황 전 회장은 경영의 중심 축이 은행에서 지주회사로 옮겨지는 만큼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발전을 추진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을 앞두고 증권 중심의 투자은행(IB) 역량 강화는 물론 보험 부문에 대한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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