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지대 스카이라인이 확 바뀐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08.07.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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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준공업지역 건축규제 완화

영등포, 구로, 금천 등 서울시 서남권의 도시경관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준공업지역의 공장부지에 대한 아파트 건축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각 지자체의 야심찬 꿈인 랜드마크형 초고층 빌딩이나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준공업지 활용방안을 두고 논란을 벌인 끝에 6월30일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겼다. 이번 개정안으로 사업구역 내 공장부지의 비율이 10~30%일 경우 전체 사업구역의 최대 80%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또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ㆍ노인복지주택주거복합건물과 오피스텔을 지을 때 임대기간이 10년 이상인 임대주택을 포함할 경우 용적률을 300%까지 완화토록 했다. 기존의 해당 용적률은 250%였다.

서울시의회는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을 추진하면서 준공업지 면적의 일부만 공장을 지으면 나머지 대지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서울시에 제출했고 서울시는 산업기반의 붕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날 준공업지 활용방안을 담은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기존 전체 면적 중 공장비율이 30% 이상인 곳에는 아파트 건립을 불가한다’는 서울시의 규정이 크게 완화됐다.

서울의 준공업지역을 살펴보면 영등포구가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영등포구는 구 전체 면적의 38.2%가 준공업지역으로 938만㎡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는 구로구가 682만㎡, 금천구가 440만㎡ 면적을 갖고 있어 6월25일 발표된 서남권 르네상스 계획에 힘을 더해줄 전망이다.

◆공장부지 소유기업 특혜성 논란


일단 아파트 건립이 허용되면 부지 내 아파트 건립 비율이 크게 올라가는 만큼 대형 부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개발에 대한 기대 수익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혜택을 보는 준공업지의 대형 공장부지는 가양동 CJ (117,000원 ▼1,700 -1.43%) 부지 9만1732㎡와 대상 (25,500원 ▼600 -2.30%) 부지 5만6589㎡, 오류동 동부제철 (6,410원 ▼70 -1.08%)(전 동부제강) 부지 5만742㎡, 대한전선 (15,580원 ▲80 +0.52%) 시흥공장 4만7599㎡ 등이 있다.

특히 CJ의 경우 가양동 부지 외에도 구로동 영등포공장 3만4443㎡가 있어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또 대한전선도 시흥공장 외 시흥전기공장 부지 3만4930㎡가 혜택을 받게 돼 눈길을 끈다.

한국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이 이번 조례 개정에 따른 가양동 부지 개발로 적어도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에서는 CJ(주), 롯데그룹, 대한전선, 대상, 동부그룹 등 준공업지역 내 대형공장부지를 가지고 있는 곳에 대해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혜 시비가 일자 서울시는 그간 주장한 ‘시의회가 낸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는 당초 입장에서 ‘토지는 시대에 맞는 최적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로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조례개정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고 개발론을 펼쳤다.

다만 이 국장은 “준공업지역을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대규모의 토지개발로 인한 기업의 수익은 공공시설물 투자 등을 통해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수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수요자, 공장부지 분양에 눈길

한편 서울시의 공장부지 활용방안이 발표됨에 따라 개발이 예정된 서울과 수도권의 공장부지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된 구로구 신림동 옛 대성 연탄공장부지에 분양한 디큐브시티와 인천 남구 고잔동 옛 한화 화학공장부지에 분양한 에코메트로2차 아파트의 면적별 최고 경쟁률이 각각 5.61대 1과 8대 1을 기록해 공장부지의 화려한 비상을 예고했다.

부동산써브가 수도권 공장부지 개발예정지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6개 사업장에서 24만8402㎡의 면적에 아파트 등이 분양을 진행하고 있거나 예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천은 164만9000㎡의 면적에 분양이 진행되거나 분양할 예정이다.

8개 사업장의 총 면적은 평택 청북지구나 용인 흥덕지구에 육박하기 때문에 인근 부동산 가격으로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개발계획이 나돌았기 때문에 투자효과는 높아보이지 않는다.

윤지해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이미 개발이 가시화된 지역은 가격이 많이 올라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잘못된 투자로 연결될 여지가 있다”면서 “준공업지의 사업실시계획 여부 및 주변시세 와 비교를 한 후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수도권 주요공장부지 입지분석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반도건설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당산동 대한통운 (94,300원 ▲1,600 +1.73%) 물류창고 부지 2만2282㎡에서 ‘유보라팰리스’ 주택형108~251㎡ 299가구의 일부 잔여분을 분양 중이다. 입주시점은 2010년 4월로 예정돼 있다. 지하철 2ㆍ5호선 영등포구청역과 2호선 당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2009년에는 당산역에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또 인근에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가 위치하고 있고 교육시설로는 서울당중초교, 서울영중초교, 서울영동초교 등이 있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엠코

엠코는 중랑구 상봉동 옛 삼표연탄 부지 2만5328㎡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주택형 100~232㎡ 497가구를 올해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중앙선 복선전철 망우역과 지하철 7호선 상봉역을 도보로 5분 내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단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부지

서초구 서초동 1322번지 일대 3만3719㎡ 규모의 롯데칠성 (126,800원 ▼2,500 -1.93%) 물류센터 부지에 '롯데타운' 건설이 가시화 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현재 미정이지만 초대형 오피스와 호텔, 백화점, 주상복합 아파트 등으로 이뤄진 대규모 복합단지로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지하철 2호선 교대역과 강남역 사이에 위치한 노른자위 땅이므로 삼성타운(면적 2만4000㎡)처럼 강남권의 새로운 중심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부평구 부개동 대우건설

대우건설 (3,690원 ▼45 -1.20%)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개동 KT (36,500원 ▲250 +0.69%)지사 부지 9만9000㎡에서 ‘푸르지오’ 주택형 84~194㎡ 1054가구의 일부 잔여분을 분양 중이며 입주시기는 2010년 1월로 예정돼 있다. 지하철1호선 부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차량으로 송내IC 진입도 용이하다. 특히 주변에 초등학교 5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4곳이 위치하고 있어 교육여건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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