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초보 시절에야 이것저것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아서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지만, 100타를 깨고 보기플레이어 정도만 되도 결국 믿을 것은 숏 게임뿐임을 슬슬 알게 됩니다.
영종도에 있는 드림골프레인지에 숏 게임연습시설이 있기는 한데 공 5개로 연습을 하라고 합니다. 실제 가서 해보면 공을 줍는 시간이 더 많아서 짜증이 납니다. 미국식 숏 게임 연습시설을 한국에 그대로 가져온 결과 입니다.
즉 하루에 수백 명이 와서 수천 개의 공을 그린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설계의 결과인 거죠. 그린 주변에서 하는 칩핑이나 러닝 어프로치 정도는 문제가 안되지만 벌써 30야드 50야드 숏 게임이 되면 그린에 볼 자국이 생이고 하루에 수천 개의 공이 그린에 떨어지면 잔디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워낙 숏 게임을 연습할 수 있는 곳이 없기에 사업적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서울 근교에 땅을 가지고 계신 분은 한 번 검토를 해볼 만한 사업 아이템입니다. 그리고 골프장들도 시설투자를 좀 더 해서 고객들이 50야드 샷 정도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건 회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골프장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에서도 숏 게임 연습시설의 설치와 활용을 의무사항으로 확립하고 적극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골프가 발전합니다.
파3 골프장이나 퍼블릭 골프장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파3홀을 도는 것과 숏 게임을 연습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간이 라운드와 더불어 숏 게임연습을 따로 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유료화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텐데 상상력이 미치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숏 게임과 퍼팅을 실천적으로 가르치는 숏 게임 스쿨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학교를 ‘스코어링 스쿨’이라 하지요. 우리도 300만 골프인구 시대를 맞아서 이제는 ‘스코어링 스쿨’의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면 보다 발전적인 ‘한국형 대안’들이 만들어 지겠지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