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눈치를 보며 환율 상승 시도를 자제했던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주가 급락과 유가 상승이라는 상승 재료 앞에서 도리가 없었다. 장 마감을 30여분 앞두고 환율은 다시 치솟았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급등한 104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 상승 여건은 충분했다. 유가가 배럴당 144달러를 넘어서면서 정유회사들의 결제 수요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전날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030원대로 떨어져 더 싼 값에 달러를 살 수 있는 정유사들이 달러 매수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정유사들의 결제 수요 확보를 위한 달러 매수 등으로 사자 호가가 상당히 강했다"며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환율 상승 쪽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어제 1057원 하던 환율을 1030원대로 끌어 내린 것을 본 딜러들인데 누가 1040원 위에서 달러 사자(롱)에 나섰겠냐"며 "터지는 것(돈을 잃는것)을 생각하고라도 롱보다는 숏(달러 팔자)이 역시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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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앞으로도 환율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강만수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회동, 환율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어떤 대응책이 나올지 초미의 관심이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그동안 1040원, 1050원에서 강력하게 저지선을 만들었던 외환 당국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라며 "결국엔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쪽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거래량은 상당히 줄었다. 전날 126억달러에 달했던 현물환 거래량은 76억2250만달러로 급감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37.60원으로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