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號 출범···'MB 친정체제' 구축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7.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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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화합, 당·청 소통 주력할 듯...靑 견제 및 친박 끌어안기 과제

박희태號 출범···'MB 친정체제' 구축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이 완료됐다.

박 전 부의장은 이날 전대 투표 결과 대의원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해 6129표를 득표, 5287표에 그친 정몽준 최고위원을 누르고 당 대표로 당선됐다.

박 신임 대표는 여권 핵심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원로그룹'의 일원이다. 이번 전대에서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친이 주류측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842표 차이로 압승했다.



박 신임 대표의 선출은 당내 권력이동의 완결을 의미한다. 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반면 지난해 대선 경선 이후 절치부심해온 박근혜 전 대표측은 비주류로 독자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의원 혁명'을 내세웠던 정몽준 최고위원도 '당 대표'의 꿈을 일단 접었다.



박 신임 대표는 친이 주류지만 '화합'이라는 선거 슬로건 그대로 당내 화합에 우선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를 뒷받침하고 국정 난맥 극복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당의 화학적 결합이 선결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 신임 대표는 친이 핵심 가운데 박 전 대표측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물로 평가된다. '화합형 대표론'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었다. 따라서 대표 취임과 동시에 '친박(친박근혜) 복당' 문제를 완료하는 등 박 전 대표측에 '구애'의 손짓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감정이 상할대로 상해 있는 '친박계'가 협조할 지는 불투명하다. 박 신임 대표로서는 취임 초반부터 '정치력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신임 대표는 당내 문제와 함께 청와대, 정부와의 소통 강화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초반 혼란이 상당 부분 당정청간 유기적 협력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신임 대표는 '소통의 고속도로'가 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이 대통령의 각종 개혁정책을 후원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으로선 쇠고기 파동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든든한 후원군'을 얻은 셈이다.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당의 '견제' 기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박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원 이 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되면서 청와대의 통제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염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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