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한' 증시 루머에 울고 사기에 울고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07.03 11:54
글자크기

증시 급락에 각종 루머 난무…신종 사기도

'A증권 모지점 L차장이 출근하고 장시작 후 전화통화 마치고 담배피운다고 옥상으로 갔으며, 건물옥상에서 투신자살'

3일 오전 이러한 내용의 소문이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나돌았다. 장중 코스피지수가 1600선 마저 붕괴된 순간이었다.

곧이어 해당 증권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악의적인 루머에 혼동 없길 바란다"고 밝혔고, '혹시나' 했던 시장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밖에 없었다.



증시가 한계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자살설, M&A설 등 각종 루머와 신종 사기 사건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코스피가 42.86포인트떨어진 전날엔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설, 모 운용사 중국주식 투매설 등 납량성 루머들이 돌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다 큰 손실을 내고 자살한 사건은 증시 급락 때 마다 종종 있어왔다"며 "지금도 주가 차트를 보며 말 못하고 앓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 들어 중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중국 주식에 대한 신종 사기 사건도 투자자들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 투자자 120여명은 신약을 개발한 중국 제약업체가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다는 말을 믿고 30억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이 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무산되면서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상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주식정보 및 중국 비상장주식 거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이나스톡은 2006년 중국 비상장 제약회사인 용단생물(龍丹生物)이 한국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차이나스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를 유포했고 투자자들은 장밋빛 전망 속에 앞다퉈 용단생물의 비상장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 5월 약속했던 배당이 이뤄지지 않자 배경을 의심한 투자자들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대책 마련에 나섰고 현재 차이나스톡 대표이사 김모씨를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코스닥 뿐만 아니라 코스피 종목에 대한 '카더라'식 괴담도 난무하고 있다.

제주은행 (8,860원 ▲110 +1.26%)은 지난달 말 신한지주의 지분매각설이 나돌며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연일 급등했지만 회사측의 부인 공시가 나간 후 최근 3일간 30%나 급락했다.

삼양식품 (535,000원 ▼3,000 -0.56%)도 쇠고기 정국의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지난달 말 11일 연속 급등했지만 실제 라면 매출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며 이달 들어 3일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0일에는 개장 직후 "교보생명이 긴급이사회를 열어 교보증권을 유진그룹에 넘긴다"는 소문이 돌며 교보증권 거래량이 폭증하고 주가가 급등했지만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증시에서는 확실한 호재성 뉴스도 호재로 작용하기 힘들다"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소문의 진위여부를 판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은행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