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시장 경쟁도입…파장은?

신혜선 김은령 기자 2008.07.02 17:07
글자크기

방송사 '빈익빈 부익부' 심화...부작용 대비 보완책 마련해야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독점해 온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을 공식 밝힘에 따라 미디어 광고 시장 변화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될 경우 광고효과가 큰 지상파 방송으로 광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 '미디어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의 미디어렙 도입은 방통상임위원회의에서 우선 합의돼야한다는 점에서 아직 확정된 사안으로 보기 힘들지만, 방송 구조를 개편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일 열린 100일 취임 간담회에서 하반기 방송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방송광고 시장의 코바코 독점체제를 개선, 미디어렙 경쟁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광고시장에 경쟁체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문제는 지역민방이나 종교방송 등 군소방송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광고 효과가 큰 지상파의 경우 광고 단가가 높아지고 광고 수요가 늘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반대급부로 군소방송사, 라디오 방송, 신문 등의 광고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광고업체나 광고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효과가 큰 매체를 선택해 자유롭게 광고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미디어렙 도입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 방송사나 신문매체에서는 반대 이견이 크다. 보완대책이 없이 급격하게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군소 방송사 경영악화, 시청률 지상주의 만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견해다.

최성규 명지대 교수는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광고주들의 광고 수요가 늘면서 광고 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군소방송 등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방송이 가지는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 시청률이나 시장점유율만으로 평가되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며 "방송광고를 시장수요에 따라 완전 자율화로 간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의 특성상 전면적인 자율화보다는 단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방통위 역시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큰 방향만 수립된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고려해 정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