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외환당국 고강도 개입에 12원 급락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2008.07.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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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불 이상 개입 추정… 장중 1057원→1035원 마감

장중 1057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외환 당국의 고강도 달러 매도 개입에 1035원으로 20원 이상 급락하며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 규모를 2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하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개입으로 파악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급락한 103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049.1원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슬금슬금 상승폭을 늘려 1050원대 위에서 맴돌았다. 장 후반 손절매수(숏커버)가 몰리며 상승폭이 확대, 한때 환율은 1057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때 외환당국이 등장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 포지션이 해소되면서 거래량이 뜸해지자 20억달러가 넘은 달러를 시장에 공급한 것.



이러자 환율은 이내 곤두박질쳤다. 1040원대 초반까지 밀렸던 환율은 다시 상승 시도를 하는 듯 했으나 재차 개입 물량이 나오며 환율은 1030원대로 떨어졌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장 마감을 20여 분 앞두고 당국의 개입이 없자 딜러들이 숏커버(손절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폭이 확대됐다"면서 "이때 거래가 뜸해지고 정부가 고강도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 낙폭이 무지막지했다"고 전했다.

개입 강도가 상당히 세졌고 올해 들어 최고 규모의 달러 매도 개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의 달러 매도 개입은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1050원을 뚫고 1060원대로 진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18영업일째 팔고 있어 환율 상승 추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상 환율 상승을 용인할 수 없었던 것.



이날 기획재정부 정례 브리핑에서 강만수 장관은 "환율에 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었는데 정부가 직접 개입해 부추긴 것이 아니고 시장 펀더멘털에 따라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한 것"이라며 환율 상승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우위의 수급 구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환율 상승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을 끌어올리려는 시장과 이를 막아서고 있는 외환당국간의 신경전이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이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수요 우위의 수급 구도가 바뀐 것은 아니다"며 "외환당국의 눈치를 보면서 환율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거래량은 폭발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6억70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47.10원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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