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여유 있는 사람들 국내서 돈 써달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7.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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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도 국내서 보냈으면… 재계는 투자 확충 약속 지켜주길"

청와대는 2일 대외경제 여건 악화를 고려해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의 초점을 물가와 민생안정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발표와 관련, "작년 말에 올해의 경제운용계획을 작성할 때와 비교해 대외여건이 너무 많이 나빠졌다"며 "유가가 급등했고, 서브프라임으로 파생된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도 계속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성장전망이 점점 나빠지는 총체적인 대외 경제여건의 악화로 인해 불가피하게 경제운용도 거기에 맞춰서 수정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경제정책은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와 민생안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고용창출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이 관계자는 "가장 현저하게 나빠진 부분이 고용창출"이라며 "우리 경제는 매년 3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정상적으로 경제가 선순환 되는데 상반기에 20만 개에 그쳤고 최근 몇 달은 20만 개를 하회하는 만큼 고용창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방법으로는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서비스업 육성, 국민들의 내수소비 촉진을 거론했다.



그는 "고용창출 방법은 투자 말고는 없다"며 "새 정부 출범 당시에 재계측이 올해 투자를 적극 확충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또 "투자의 적기는 경기가 좋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불경기 때"라며 "재계에서도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하반기에 하기로 한 고용계획을 그대로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제조업이 고용증가에 기여하지 못한지가 1992년 이후 15년이 넘는 만큼 전형적인 내수산업인 서비스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국내에서 서비스 산업에 투자가 이뤄지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어려울 때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해외 말고 국내에서 돈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여름 휴가도 국내에서 보내고 소비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미분양 사태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 "지방의 경우 빈 집 옆에 또 빈 집을 지은 상황이라 미분양 해소가 힘든 상태지만 서울이나 수도권은 공급에 차질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은 2-3년 뒤를 생각하면 지금 착공하는 수가 적절한지 생각해 대책을 세워야 하고, 실제 수요가 있는 쪽은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강남의 경우 규제를 완화하면 또다시 투기광풍이 불 우려가 있어 지켜보고 있다"며 "종부세와 양도세는 투기적 수요가 끼어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투기 우려가 불식됐다고 말하기 전에는 손대기 어렵다고 보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정책과 관련, "환율은 정부 당국자가 절대 언급하지 마라는 게 교과서에도 써 있다"며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물가상승을 자극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환율시장 불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유가 급등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공개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불안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번에는 실상을 보여드리고 이런 경우에는 이런 정도의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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